[그런거 野]LG-KIA 대체용병, 대체 왜 바꾼거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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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시즌 프로야구가 끝을 향해 치닫고 있다. 각 구단이 20경기 안팎만 남겨둔 가운데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하다. 2일 현재 4위 LG와 9위 한화의 승차는 5.5경기에 불과하다. 꼴찌 한화가 남은 일정 동안 4위까지 오르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7월 초만 해도 4위 롯데와 9위 한화의 승차는 10경기가 넘었다. 2개월 만에 승차를 절반 정도 줄였다. 한화는 8월에 12승 7패(승률 0.632)를 기록했다. 9개 구단 가운데 넥센(14승 8패·0.636)에 조금 뒤진 2위다.

▷롯데를 제외한 4위 이하 팀들의 공통점은 6월 이후 외국인 선수를 바꿨다는 것이다. 롯데도 내야수 히메네스의 교체를 심각하게 고려했지만 불협화음만 내다가 때를 놓쳤다. 8월 15일 이후 영입한 선수는 그해 포스트시즌에 출전할 수 없다. 시즌 도중에 외국인 선수를 바꾸는 감독들은 하나같이 “오죽하면 그랬겠느냐”는 말을 한다. 번거로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안 할 수는 없다. 중위권 팀들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하위권 팀들은 꼴찌만큼은 피하기 위해 실낱같은 가능성을 믿고 승부수를 띄운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를 바꿔서 가장 효과를 본 팀은 SK다. 지난해 영입한 레이예스를 내보내고 밴와트를 데려왔다. 7월 12일 삼성을 상대로 국내 무대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한 밴와트는 8경기에서 6승 1패를 거두며 SK의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밴와트가 합류하기 전인 7월 11일 4위 롯데에 8경기나 뒤졌던 SK는 어느덧 4위와의 승차를 3경기 내외로 줄였다. 한화가 영입한 타투스코도 방출한 클레이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월 26일 6연승을 달리던 NC를 상대로 7과 3분의 1이닝을 3피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를 챙긴 것은 압권이었다. 두산의 마야도 6경기에서 1승 1패에 그쳤지만 투구 내용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8월 30일 NC와의 경기에서 7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6경기 만에 첫 승을 올렸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마야가 최고의 피칭을 했다”고 칭찬했다.

▷반면 LG가 조쉬벨을 대신해 데려온 타자 스나이더와 KIA가 홀튼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투수 토마스는 아직까지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스나이더는 7월 8일 두산과의 데뷔전을 포함한 10경기에서 타율 0.314에 9타점을 올리며 기대를 모았지만 7월 28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수비 도중 통증을 호소해 교체된 뒤 타격감각이 뚝 떨어졌다. LG 양상문 감독은 스나이더를 선발 출전에서 제외하는 방법으로 회복을 기다렸지만 나아지지 않자 8월 26일 1군 엔트리에서 아예 뺐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도 대체 외국인 선수의 성공 사례는 많지 않다. 지난해의 경우 삼성이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해 시즌 도중 영입한 카리대는 3경기에 등판해 1패에 그쳤다. 평균자책이 27점이나 됐다. 두산이 교체 카드로 꺼내 든 핸킨스도 3승 3패의 그저 그런 성적을 올렸고 KIA의 빌로우도 3승 2패, 평균자책점 4.02의 평범한 기록을 남겼다. 시즌 도중 한국에 온 선수들은 겨울 동안 전지훈련을 함께한 선수에 비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짧은 기간에 국내 문화에 적응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오죽하면 그랬겠느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올 시즌 바뀐 외국인 선수 가운데 내년에도 볼 수 있는 선수는 누굴까.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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