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선씨 “李 前대통령, 해외 다녀온 당일에도 테니스… 朴대통령은 티셔츠단추 꼭 채운채 정석 스윙”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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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前 테니스코치 김지선씨, 9월 ‘KIA코리아오픈’ 개최

“대통령 당선 다음 날 비서가 전화해 ‘이번 주에는 바쁘셔서 테니스가 힘들 것’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테니스 멤버를 모으고 운동을 준비했어요. 테니스를 정말 좋아하시는 분이 선거 운동 기간 내내 못 치셨으니까요.”

이명박(MB) 당시 대통령 당선인은 당선 후 첫 주말에 결국 테니스를 쳤다. 국내 하나뿐인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대회 KIA코리아오픈 주관사인 JS매니지먼트의 김지선 공동대표(42·사진)가 전해 준 일화다. 김 대표는 MB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테니스 비서관’을 지냈다. 공식 직함은 총무비서관실 소속 건강보좌역이었다.

MB 시절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내정자는 “김 대표는 MB에게 스스럼없이 대하면서도 입이 무겁고 진중해서 MB가 편하게 농담을 건넬 정도로 신임했던 사람”이라고 평했다.

실업테니스 선수 출신으로 대한테니스협회 이사를 지낸 김 대표는 MB가 서울시장에 당선된 뒤 선배 소개로 양재테니스코트에서 함께 운동하면서 MB와 첫 인연을 맺었다. 그는 “첫인상은 수건을 목에 걸고 있는 옆집 아저씨 같았다”며 “복식 파트너로 그날 5전 전승을 기록한 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 계속 불러주셨던 것 같다. 대통령에 당선되시던 날에는 직접 전화를 걸어 ‘청와대로 들어올 준비를 하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MB의 테니스 사랑은 못 말릴 정도. 김 대표는 “해외 순방을 다녀오신 날이었다. 피곤할 테니 운동을 쉬라고 비서진이 만류했지만 테니스를 치겠다고 급히 김밥을 먹는 바람에 체하셨다. 그런데도 손가락을 따고 결국 운동을 하러 오셨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테니스 치는 모습을 지켜본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테니스를 치시지 않는 걸로 아는데 예전에 몇 차례 뵈었을 때는 ‘참 예쁜 폼으로 정석대로 친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테니스 코트에서도 티셔츠 단추를 끝까지 채운 단정한 모습이 인상에 남는다”고 말했다.

MB는 휴가 때도 늘 함께할 정도로 김 대표를 아꼈다. 김 대표도 청와대 생활로 ‘의전’이 몸에 뱄다. 김 대표는 다음 달 13∼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올림픽공원 테니스 코트에서 열리는 KIA코리아오픈 참가 선수들에게도 VIP급 의전이 뭔지 선보이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그는 “같은 기간 일본에서는 총상금이 2배(100만 달러)인 대회가 열린다. 우수 선수에게 우리 대회에 나와 달라고 독려하려면 세계 랭킹 1위 수준으로 의전하는 수밖에 없다”며 “어린 외국 친구들이 좋아하는 반건시와 커피믹스로 마음을 사로잡고, 쇼핑 때도 통역을 붙여주는 등 ‘KIA코리아오픈에 출전하면 대접받으면서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김도형 채널A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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