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니퍼트, 그는 진정한 에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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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8월 23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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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오늘은 니퍼트를 꼭 이겨야하는데….”

삼성이 꼭 이기고 싶은 투수가 있다. 두산 더스틴 니퍼트(33)다. 니퍼트는 ‘삼성 킬러’다. 올 시즌 4전 전승을 달리고 있다. 22일까지 삼성전 방어율도 2.97로 빼어나다. 통산 상대전적은 12승1패, 방어율 2.33으로 압도적이었다. 23일 두산전을 앞두고 “니퍼트 공을 도대체 왜 못 치노?”라는 류 감독의 한탄이 괜한 투정이 아니었다.

게다가 삼성은 이날 니퍼트를 잡으면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었다. 류 감독의 최소경기 300승을 달성하는 동시에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상대전적에서 밀렸던 두산에 7승6패로 앞설 수 있었다. 지긋지긋한 ‘니퍼트 공포증’을 벗어날 기회이기도 했다.

류 감독은 경기 전 니퍼트의 공략법에 대해 “공보고 공치기”라고 말했다. 선수들에게 ‘반드시 이겨야한다’는 부담감을 털고 가벼운 마음으로 상대하라는 주문이었다. 이어 “각 팀의 에이스를 시즌에 3~4번씩은 만난다. 에이스를 이겨야 진정한 강팀”이라며 1위 팀으로서 자존심을 드러냈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니퍼트가 삼성전에 강한 이유로 ‘자신감’을 꼽았다. 구위도 좋지만 삼성전에 좋았던 기억이 자신 있는 투구로 이어진다는 얘기였다. 이어 “무엇보다 삼성에서는 니퍼트를 상대하기 껄끄럽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것 또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타자들은 니퍼트의 벽을 쉽게 넘지 못했다. 니퍼트는 이날 선발로 등판해 7.1이닝 5안타(2홈런) 1볼넷 8삼진 3실점을 했다. 7회까지는 1회 박한이, 5회 조동찬에게 맞은 안타가 전부일 정도로 완벽한 투구였다. 이미 투구수가 100개가 넘은 상태에서 8회 등판했다가 선두타자 대타로 나온 박석민에게 솔로홈런, 1사 2루서 나바로에게 2점홈런을 맞았지만 강판하지 않고 끝까지 경기를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였다.

니퍼트는 총 123개의 공을 던지며 투혼을 발휘했지만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4-3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온 이용찬이 박석민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맞으며 블론세이브를 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니퍼트의 투혼을 기억한 두산 타자들이 뒷심을 발휘했다. 연장 10회초 1사 1·2루서 홍성흔이 1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5-4, 1점차 승리를 가져왔다. 비록 개인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니퍼트의 노력이 두산의 2연패를 끊었다.

대구|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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