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사단 윤 일병 사망, 가래침 먹이고 물고문까지…경악 수준의 가혹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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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8월 1일 1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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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사단 윤 일병 사망. 사진=채널A 캡처
28사단 윤 일병 사망. 사진=채널A 캡처
28사단 윤 일병 사망

지난 4월 구타로 사망한 경기도 연천 육군 28사단 포병연대 의무대 소속 윤 일병(23) 사망 사건과 관련, 육군이 강제추행과 가혹행위로 추가 기소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용한 육군 공보과장은 1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을 열고 28사단 윤 일병 사망 사건의 성추행 논란과 관련해 "피해자가 쓰러져 있었는데 가해자들이 보니까 다리에 멍이 들어있었다"며 "멍든 부분에 안티프라민을 발라주면서 피해자에게 '성기 부분에는 본인이 발라라'고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선임병들이 윤 일병에게 성추행한 혐의를 있는데도 공소장에 기록되지 않았다. 성추행으로 추가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최 공보과장은 "(가해자의 주장을 봤을 때) 성추행 의도가 불분명한 것으로 판단됐다"며 "향후 필요하다면 강제추행이나 가혹행위로 추가기소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공보과장은 또한 28사단 윤 일병 사망 사건으로 징계 처분을 받은 간부 16명의 구체적 징계 내용에 대해 "(16명 중) 연대장을 보직해임하고 견책, 대대장을 보직해임하고 정직 3개월, 전임대대장을 견책, 포대장을 보직해임 및 정직 2개월에 처했다"며 "나머지 부사관들은 사단과 군단에서 징계처리 했다"고 답했다.

윤 일병에 앞서 3개월 전 전입한 직속 선임인 이모 일병도 가혹행위를 당하다 윤 일병 전입 후 가해자로 바뀐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용을 지금 파악 중에 있다. 검찰에서 그 내용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말했다.

사망 직전까지 최소 한 달간 상습적으로 구타에 시달린 윤 일병이 상담이나 전출신청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윤 일병이) 상담을 신청했는지는 다시 한 번 파악해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충을 호소할 수 있는 채널은 국방부나 육군 상담과, 지휘관 전화번호 등이 각 부대 내에 게시돼 있고 장병들에게도 통보되고 있다"며 "(윤 일병이) 자기 고충을 국방부나 육군에 호소했는지는 파악해서 알려드리겠다"고 설명다.

군이 취한 조치에 대해서는 "사건 이후 군단 자체에서 조사를 해 폭행이나 성추행이 있었는지 파악해서 징계 처리했다"며 "육군은 구타나 가혹행위에 대해 앞으로도 엄정히 처벌하고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을 구성해서 재발방지를 위한 병영문화 혁신 대책을 적극 강구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위용섭 국방부 부대변인은 "국방부도 이번 사안에 대해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 구타 및 가혹행위, 악·폐습을 뿌리 뽑고 안전하고 행복한 병영이 될 수 있도록 병영선진화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안으로 인해 국민들께 심려를 끼치고 유가족에게 상당히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그 점에 대해서 깊이 송구하다는 말을 먼저 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군이 성찰을 통해 다시 한 번 명확하게 병영 내부를 진단하고 잘못된 악습은 없는지 되돌아보면서 선진화된 병영문화를 육성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이것이 국민의 기대이고 또 우리 군의 반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 일병은 2013년 12월 입대해 올해 2월18일 육군 28사단 포병연대 본부 포대 의무병으로 배치를 받았다. 윤 일병은 2주간의 대기기간이 끝난 3월3일 부터 사망하는 4월6일까지 매일 폭행과 욕설, 인격모독과 구타,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자 이모 병장 등 병사 4명은 수시로 윤 일병의 복부와 가슴, 턱과 뺨을 때렸으며, 마대자루가 부러질 때까지 다리를 때리고 방탄헬멧을 씌운 다음 스탠드로 머리를 내려치기도 했다. 윤 일병의 행동이 느리다거나 맞을 때 반응이 재미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들은 내무반에서 윤 일병에게 오전 3시까지 기마자세로 서 있도록 강요해 잠을 못 자게 하는가 하면, 윤 일병의 어머니와 누나를 거론하며 모욕적인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또 누운 상태의 윤 일병에게 물을 부어 고문하고, 치약 한 통을 통째로 먹이거나 바닥의 가래침을 개처럼 기어 핥아먹게 하는 등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가혹행위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때리다 윤 일병이 힘들어하면 의무실에서 수액을 맞게 한 뒤 다시 폭행하는 잔인한 면모도 보였다.

윤 일병은 지난 4월 6일 오후 4시 25분께 내무반에서 만두 등 냉동식품을 나눠 먹던 중 선임병에게 가슴 등을 폭행당한 뒤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기도 폐쇄에 의한 뇌손상'으로 다음날 사망했다.

군검찰은 가해자인 이모(27) 병장과 공범인 하모(24) 병장·지모(22) 상병·이모(22) 상병 및 유모(24) 하사를 상해치사죄로 구속했다. 나머지 1명은 단순폭행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28사단 윤 일병 사망. 사진=채널A 캡처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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