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고문하고… 재밌다고 때리고… 수액 맞힌뒤 또 때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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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사망 윤일병, 한달간 상습구타”… 軍인권센터, 가해 4명 살인죄 주장

4월 6일 음식을 먹다 선임에게 가슴을 맞아 ‘기도 폐쇄에 의한 뇌손상’으로 숨진 윤모 일병(23)이 군에 배치된 직후부터 매일 폭행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군인권센터가 입수한 수사기록에 따르면 윤 일병은 3월 3일 28사단 포병연대 본부 포대 의무병으로 배치받은 뒤 매일 폭행에 노출돼 있었다. 같은 의무대에서 생활하는 이모 병장(26) 등 가해자 4명은 윤 일병의 행동이 느리다거나 맞을 때 반응이 재미있다는 이유로 수시로 복부와 가슴, 턱과 뺨을 때렸고, 마대자루가 부러질 때까지 다리를 때리고 방탄헬멧을 씌운 다음 스탠드로 머리를 내려치기도 했다.

폭행 외 욕설과 가혹행위도 집요했다. 잠을 못 자게 감시했고 윤 일병의 어머니와 누나를 거론하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때리다 윤 일병이 힘들어하면 의무실에서 수액을 맞게 한 뒤 다시 폭행하는 잔인한 면모도 보였다. 사건 당일 오전에는 윤 일병의 성기에 안티프라민 연고를 바르는 성추행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가해자들은 윤 일병이 구타를 당하다 오줌을 싸고 쓰러지자 병원으로 옮긴 뒤 ‘음식을 먹다 그냥 쓰러졌다’고 입을 맞추고 다음 날 윤 일병의 수첩 두 권을 찢어버리며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가해자를 상해치사가 아닌 살인으로 기소하고 성추행 혐의도 추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4월 사망 윤일병#군대 폭행#군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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