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축구 대표팀 감독은 유럽파? 3명 대상자 누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31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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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 새 감독은 유럽파 감독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한축구협회의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31일 경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가진 기술위원회 첫 브리핑에서 "여러 가지 조건으로 후보군을 추린 결과 3명의 외국인 감독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내 감독은 이번에는 제외"

이 위원장과 6명의 기술위원들(김남표 위원은 필리핀 출장으로 공석)은 전날부터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감독 선임에 대한 회의를 했다. 차기 감독을 내국인으로 할지 외국인으로 할지를 놓고 의견을 나눴다.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의 의견은 내국인과 외국인 감독으로 팽팽하게 갈렸다. 그러자 기술위원들은 새 감독에게 필요한 8가지의 기준을 정한 뒤 다시 의견을 나눴다. 그 결과 당초 국내 감독 17명과 외국인 30명으로 이뤄진 후보군에서 최종 3명이 추려졌다. 기술위원회가 정한 감독 기준은 월드컵 본선 16강 이상 진출 경험, 대륙별선수권 경험 등이다(표 참조).

이 위원장은 "한국인 감독 한 명도 요건을 충족했으나 논의 결과 이번에는 제외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술위원회가 제시한 조건을 충족한 국내 감독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16강 진출을 일궈냈던 허정무 전 감독이 유일하다.

3명의 우선협상 대상자를 놓고 협회는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접촉을 시작할 계획이다. 계약기간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까지 기본적으로 3년이다. 최종 예선 성적에 따라 월드컵 본선 1년을 더 맡게 된다. 이번 후보 선정 과정에서 연봉은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포함해 연봉 50억 원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있는데, 협회 사정상 그 정도까지 예산을 쓸 수는 없다"고 밝혔다.

9월 5, 8일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와의 평가전까지 감독이 선정되지 않았을 때에는 홍명보 전 감독을 제외하고 김태영 등 기존의 코칭스태프가 대표팀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이 위원장은 "두 경기만 국내 감독에게 한시적으로 맡기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유럽파 감독 올 가능성 높아"

기술위원회가 제시한 조건을 볼 때 대표팀의 지휘봉을 맡을 외국인 감독은 제한적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부터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16강 이상의 성적을 낸 사령탑은 20명 안팎이다. 여기에 기술위원회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감독은 6명 정도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감독들이 현재 클럽과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거나 고령이 많다. 오카다 다케시(일본) 등 국내 정서에 맞지 않은 감독도 있다. 또 레몽 도메네크(프랑스),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등 괴팍한 성격을 지닌 감독은 고려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대표팀 관계자는 "3명의 우선협상 대상자 중 유럽파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등 유럽파 감독이 한국과 잘 맞고 대표팀에서 비중이 높은 유럽파 선수들의 파악에도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비추어 보면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네덜란드의 준우승을 이끈 베르트 판마르바이크 감독(네덜란드)이 후보에 올랐을 가능성이 크다. 이 외에도 2002 한일월드컵에서 스페인의 8강을 지휘한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 감독(스페인), 2014년 브라질월드컵 그리스의 16강을 견인한 페르난도 산투스 감독(포르투갈) 등이 우선협상 대상자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파주=김동욱 기자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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