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가 다른 박병호표 홈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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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평균 비거리 124.4m… 2003년 전성기의 이승엽 능가

프로야구 넥센 박병호(28·사진)의 홈런은 급(級)이 다르다. 박병호의 홈런은 상대팀 외야수를 얼어붙게 만든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박병호가 29일 경기에서 때린 1점 홈런도 그랬다. 공식 기록원은 구장을 아예 벗어난 이 홈런이 135m를 날아갔다고 적었다. 박병호가 올 시즌 때린 홈런 중 130m 이상 날아간 것은 11번이다. 박병호의 홈런은 평균 비거리도 124.4m로 가장 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홈런 37개를 때린 지난해 평균 비거리는 118.6m, 31개를 때린 2012년에는 118.8m였다. 올해는 거의 6m가 늘어난 셈이다. 박병호는 “복근 등 코어 근육을 키우려고 노력을 많이 한 게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 근육량이 늘면서 몸무게도 불었다”면서 “아닐 것처럼 보여도 배에 왕(王) 자가 장난이 아니다”며 웃었다.

홈런 56개를 기록했던 2003년의 삼성 이승엽(38)과 비교하면 어떨까. 만 27세였던 그해 이승엽이 때린 홈런 중 130m가 넘어간 것은 9개였고, 평균 비거리는 117.9m였다. 올해 박병호가 때린 홈런 중 가장 짧은 홈런은 비거리 110m지만, 당시 이승엽은 15개가 110m 이하였다.

물론 홈런 비거리는 공식 기록원이 자기 눈으로 계산하는 것이라 100% 정확하지는 않다. 하지만 올해 박병호가 비거리에서 독보적인 존재라는 건 달라지지 않는다. 박병호가 올해 친 홈런 중 비거리가 가장 긴 것은 145m였다. 이승엽이 한국에서 홈런 381개를 치면서 한 번도 날려보지 못한 거리이고, 일본에서도 딱 한 번밖에 넘겨보지 못한 거리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넥센#박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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