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팀 경기를 66년째 중계? 스컬리, 다저스 경기 또 맡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30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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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오브 다저스' 빈 스컬리(86)가 2015시즌에도 LA 다저스 경기 중계를 맡게 됐다. 다저스가 뉴욕 브루클린을 연고지로 쓰던 1950년부터 시작해 66년째다. 미국 스포츠 사상 한 팀 경기를 66년째 중계하는 건 스컬리가 유일하다. 스컬리는 '포드 프릭 어워드' 수상으로 1982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포드 프릭 어워드는 전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이름을 따서 만든 상으로 캐스터 해설자 등이 대상자다.

'더 본스터' 류현진도 스컬리의 계약 연장 발표에 한 몫 했다. 다저스는 30일(한국시간) 애틀랜타전을 찾은 관중들에게 '빈 스컬리 방송 65주년 기념 마이크' 버블헤드 인형을 나눠줬다. 2회초가 끝난 후 스포츠네트 LA의 여성 진행자 앨래나 릿조가 전광판을 통해 "브레이킹 뉴스(긴급뉴스)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화면이 프레스룸으로 옮겨지면서 류현진이 한국말로 "2015년에도 빈 스컬리가 다저스 경기를 중계할 예정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야시엘 푸이그가 스페인어로, 저스틴 터너가 영어로 같은 내용을 전하자 다저스타디움을 찾은 5만여 관중들이 기립박수로 환호했다. 부인과 함께 방송 부스에 앉아 있던 스컬리가 일어나 답례했다.

스컬리는 지난 시즌 도중 기자회견을 열어 은퇴를 예고했다. 팬들도 올 시즌이 마지막이라는 점에 무척 안타까워했다. 스컬리는 고령으로 해마다 방송 마이크를 잡을 것인지 여부를 시즌 도중에 발표한다. 수년 전부터 원정경기도 서부지구의 애리조나 피닉스,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로 제한해두고 있다. 다저스 경기는 스컬리의 명성 때문에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1회부터 3회까지는 TV(스포츠네트 LA)와 라디오(KLAC)로 동시에 중계된다. 팬들이 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설자 없이 홀로 중계한다.

스컬리는 미국 스포츠 사상 최고의 캐스터로 평가받는다. 상쾌한 목소리에 물 흐르듯 경기를 짚어가는 방송진행과 선수들의 개인 소사를 구수하게 청취자와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 지금도 야간경기 때는 5시간 전에 구장에 나와 준비한다. 목소리 보호를 위해 그가 진행하는 부스에는 에어컨디션이 없다. 철저한 프로페셔널이다. 스컬리는 LA 시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명사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다저스의 기자실 이름은 '빈 스컬리 프레스 룸'이며, 플로리다 베로비치에는 빈 스컬리 도로가 있다. 3차례 퍼펙트게임, 20차례 노히트노런 게임 등을 중계한 스컬리의 방송은 다저스의 살아 있는 역사다.

한편 다저스는 이날 애틀랜타를 8-4로 눌러 올 시즌 첫 4연승과 함께 내셔널리그에서 처음으로 60승 고지에 올랐다. 라이벌 샌프란시스코가 피츠버그에 1-3으로 패해 2위와 게임 차도 3.0게임으로 벌어졌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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