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득점 소녀’가 총알탄 남자 만나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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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때 특급슈터 하나외환 신지현, 신기성 코치 조련으로 스피드 붙어

여자농구 하나외환 신기성 코치(오른쪽)와 신지현.
여자농구 하나외환 신기성 코치(오른쪽)와 신지현.
“총알탄 사나이 맞죠?”

1995년에 태어난 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외환의 가드 신지현(19)에게 1995년 농구대잔치에서 맹활약한 당시 고려대 주전가드를 아느냐고 한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다.

‘총알탄 사나이’는 하나외환 신기성 코치(39)의 선수 때 별명이다. 고려대 94학번인 신 코치는 당시 ‘산소 같은 남자’로 불리며 연세대를 이끌던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42)과 화려한 포인트가드 대결로 ‘오빠부대’를 농구장으로 몰고 온 주역이다. 빠른 스피드로 총알에 비유한 별명이 붙었다.

프로 2년차로 하나외환의 기대주인 신지현이 신 코치의 조련을 받고 그와 닮아가고 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하나외환에 입단한 신지현은 고교 때 특급 슈터로 불렸다. 선일여고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 1월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총재배 농구대회에서 대전여상을 상대로 무려 61점을 넣을 정도로 슛 감각이 좋다.

신지현은 이제 박종천 신임 감독이 추구하는 스피드 농구의 선봉장에 선다. 센터까지 기민하게 속공에 가담하는 빠른 농구의 중심에서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는다. 당연히 신 코치는 신지현의 ‘멘토’가 됐고, 같은 포지션이라는 동질감이 훈련의 효과를 높였다. 신 코치의 주문대로 신지현은 빨라졌고, 힘이 붙었다. 시야도 넓어졌다.

“코치님하고 비디오 분석을 하다 보면, 연습 때는 몰랐는데 찬스를 내줄 곳이 새롭게 보이더라고요. 그런 점을 잘 말씀해 주세요.”

신 코치와 신지현은 같은 혈액형 B형에, 본관(本貫)도 같다. 둘 다 평산 신(申)씨다. 스승과 제자 관계를 떠나 스스럼없이 편해졌다. 그렇다고 봐주는 건 없다.

신 코치는 “지현이가 올 시즌 매 경기 리바운드 6개, 도움 5개 정도 하기를 원한다. 그러면서 어이없는, 생뚱맞은 플레이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신지현도 “코치님이 평산 신 씨 몇 대손인지 저하고 비교를 해봐야겠다”며 애교 섞인 투정을 날렸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신지현#신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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