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김경문의 단호한 ‘결단력’… 긴장감 놓지않는 ‘베테랑’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7월 25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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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 NC가 강한 이유

한화전 역전패 후 엔트리 대거 교체…단단해지는 계기

강팀은 ‘매일 이기는 팀’이 아니다. 이겨야 하는 경기는 꼭 잡는 팀이다. 불시에 찾아오는 위기를 최대한 빨리, 지혜롭게 넘기는 팀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더 단단해지는 팀이다. 올 시즌의 NC는 그래서 ‘강팀’이다.

NC는 22일 후반기 첫 경기인 대전 한화전에서 4시간59분에 걸친 혈투 끝에 뼈아프게 졌다. 6회초까지 6-1로 앞섰지만, 9회말이 끝난 순간 스코어는 11-11. 결국 11-12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연장 10회말이 시작되자마자 연속 네 개의 볼넷으로 밀어내기 결승점을 내준 게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상흔은 오래 가지 않았다. NC는 바로 다음 날인 23일 8-4로 이겼다. 팀 분위기가 가라앉기는커녕 오히려 더 열심히 던지고 치고 달렸다. 언제 그랬냐는 듯 하루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 NC. 막내구단 특유의 절박한 DNA 덕분이다.

● 김경문 감독이 던진 ‘재정비’의 메시지

NC 김경문 감독은 역전패 직후 1군 엔트리를 대거 바꿨다. 선발 찰리의 1군 등록과 포수 김태우의 2군 강등은 예정됐던 일. 그러나 베테랑투수 박명환, 고창성, 문수호를 내려 보내고 젊은 투수 이성민, 이태양, 최금강을 불러 올린 건 명백한 의도가 보이는 변화였다. 특히 연장 10회라는 중요한 상황에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16개의 볼을 남발한 고창성과 박명환은 감독의 일침을 피해가지 못했다. 김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라면 긴장해서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나이 서른이 넘고 10년 넘게 야구를 해온 베테랑들이 그렇게 중요한 순간에 볼만 던지는 건 그냥 지켜볼 수 없었다”며 “20안타를 치고도 지는 경기를 하지 않았나. 나도 이 기회에 이렇게 팀을 다시 정비 하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당연히 이 메시지는 박명환과 고창성만을 향한 게 아니다. 누구라도 언제든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1군에서 뛸 자격과 기회를 얻을 수 없다는 간접적 경고다. 선수단을 다잡기 위한 감독의 강수는 곧바로 통했다. 김 감독은 23일 승리 후 “선수들이 위기를 맞았지만 잘 싸워줬다. 그렇게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 이호준·이종욱·손시헌이 던진 ‘절박함’의 메시지

김 감독이 무언의 채찍질을 통해 선수들의 분발을 이끌었다면, NC의 베테랑 야수들은 그라운드 안에서 직접 후배들에게 긴장감을 불어 넣는다.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등 베테랑 FA(프리에이전트) 삼총사는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와 불붙은 방망이로 23일 승리를 지원 사격했다. 특히 공·수·주에서 모두 발휘된 이종욱의 존재감은 단연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한 야구 관계자는 24일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같은 선수들은 전 소속팀에서 차츰 촛불이 꺼져 가던 타이밍이었다. 적절한 시기에 NC로 와서 다시 이들의 심지에 불이 붙었다”고 표현하면서 “FA로 와도 나태해질 수 없는 환경은 확실히 김경문 감독이 만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 “한화가 분위기를 타야 점수를 낼 수 있다면, NC는 굳이 분위기를 타지 않아도 필요한 점수를 뽑는 안정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절박함을 잃지 않은 베테랑들의 솔선수범과 김 감독의 남다른 통솔력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 NC를 만들었다는 의미다.

대전|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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