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여대생 살해범 “젊고 예뻐 돈 많을 줄 알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0일 11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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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현지 대학에 다니던 한국 여성 A 씨(23)가 납치된 지 한 달여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가운데, 지난 8일 검거된 필리핀인 납치범이 "한국인이고 젊고, 피해자가 예쁘게 생겨 돈이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납치 이유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한국인 대상 범죄가 빈번한 필리핀 현지에서 2012년부터 파견 근무 중인 '코리안데스크' 서승환 경감은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통화에서 이같이 전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해 "사건 자체는 3월 3일 발생했다. 21시 20분경 피해자가 친구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와 택시를 탄다고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 뒤 4시간 정도 지난 12시 40분경에 친구에게 전화해서 자신이 납치됐다고 말을 한 이후에 필리핀인 용의자가 전화를 받아서 10만 페소, 우리 돈으로 2억 4000만 원 정도를 요구했다"고 사건 개요를 설명했다.

현지 경찰과 공조 수사를 통해 9명의 용의자 중 1명을 검거하는 데 일조한 서 경감은 숨진 여대생이 표적이 된 이유와 관련해 "처음부터 인질의 몸값을 요구하기 위해 피해자를 납치한 게 아니라 그냥 단순 택시강도를 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납치한 것"이라며 "외국인이고 여자이다 보니까 돈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강도사건에서 인질납치사건으로 전환됐다"고 덧붙였다.

피해 여대생이 살해된 것과 관련해선 "몸값 협상 시작 하루 만에(3월 4일) 자기들 내부적으로 분란이 일어나서 서로 죽이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이 파악한 납치범은 총 9명이다. 경찰은 마닐라 북쪽 약 100km 지점에서 범인들의 은신처와 A 씨의 시신도 찾아냈다.

한편 올 들어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은 4명으로 늘었다. 한국 유학생이 납치 살해된 것은 처음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2009년 이후에 필리핀에서 숨진 한국인이 40명에 이른다. 이 기간 외국에서 살인사건으로 사망한 한국인의 44%가 필리핀에서 목숨을 잃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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