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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네 마이어 “클라리넷으로 세상 모든 걸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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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네 마이어 “클라리넷으로 세상 모든 걸 말해요”

동아일보입력 2014-02-03 03:00수정 2014-02-03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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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세때 베를린필에 당당 입성… ‘금녀지대’ 공식 깬 첫 여성 연주자
“쾰른필과 함께 할 모차르트 협주곡, 내겐 가장 훌륭한 관악 작품”
15일 내한 공연을 여는 ‘클라리넷 여제’ 자비네 마이어. 그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모차르트 아리아 프로젝트’다. 잘 연주되지 않는 모차르트 콘서트 아리아를 클라리넷 연주로 선보이는 것이다. 음악 이외의 관심 분야로 요리와 와인 테이스팅을 꼽았다. 빈체로 제공
《 독일 출신의 클라리넷 연주자 자비네 마이어(55)는 ‘금녀의 지대’였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입성한 첫 번째 여성이었다. 그는 22세 때인 1981년 베를린 필수석클라리넷 연주자 오디션을 받았다. 베를린 필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였던 카라얀(1908∼1989)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선발됐다. 하지만 마이어는 카라얀과 베를린 필 단원들 간에 빚어진 극심한 마찰의 희생양이 돼 1년도 못 채우고 악단을 떠나야 했다. 마이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는 빛나는 솔리스트로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

‘클라리넷 여제’라 불리며 여전히 “역시, 마이어!”라는 찬사를 받는 그의 두 번째 내한 무대가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진다. 마르쿠스 슈텐츠가 이끄는 쾰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다.

마이어는 e메일을 통해 “오랜 전통(1827년 창단)을 지닌 쾰른 필은 말러, 슈트라우스 작품을 세계 초연한 오케스트라”라고 소개하며 “슈텐츠는 이기적이지 않고 오로지 음악에만 집중해서 나와 마음이 잘 맞는다”고 전했다.

그에게 과거 ‘베를린 필 사건’에 대해 “굉장히 오래전의 일”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이제는 시대가 많이 변해서 대다수의 음악 전공자가 여성이다. 특히 지휘 분야에서는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의지를 지닌 여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마이어와 한국 관객과의 첫 번째 만남이 이루어진 때는 카라얀 탄생 100주년이던 2008년이었다.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협연 무대였다. 당시 그에게 사인을 받으려는 기나긴 줄이 세종문화회관 로비에 늘어섰다. 마이어는 “사인 요청을 무척 많이 받았던 생각이 난다”면서 “서울의 열정적이고 젊은 관객들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회상했다.

첫 내한 공연에서 모차르트가 남긴 유일한 클라리넷 협주곡 K622를 들려준 그는 이번에 쾰른 필과의 협연에서도 같은 곡을 선택했다. 마이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많은 사람이 반사적으로 떠올리는 곡이다. 이 작품의 2악장은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도 쓰여 친숙하다. 음악평론가 송현민은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은 1983년 발매한 마이어의 첫 음반에 실린 주요 레퍼토리다. 이 레퍼토리로 그는 ‘카라얀의 여인’에서 ‘클라리넷의 여신’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모차르트가 빈 궁정악단의 클라리넷 연주자 안톤 슈타들러를 위해 작곡한 클라리넷 협주곡은 일반 클라리넷보다 한 옥타브 더 낮은 음까지 연주할 수 있는 바셋 클라리넷을 위한 곡이었다. 하지만 이후에 나온 여러 악보는 일반 클라리넷을 위해 조옮김해 출판했기 때문에 오리지널 작품의 연주가 일반화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과정에 기여한 사람이 마이어다. 바셋 클라리넷으로 연주하는 그의 사운드는 부드러운 음색에 저역의 깊이가 느껴진다는 평을 받는다.


“내게 가장 훌륭한 관악 작품을 꼽아달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이라고 할 거다. 바셋 클라리넷으로 연주하기 때문에 더욱 특별한 즐거움을 준다.”

그렇다고 그가 모차르트에만 집착하는 것은 아니다. 클래식부터 민속음악, 현대음악, 재즈와 팝까지 광대한 레퍼토리를 자랑한다. 페테르 외트뵈시, 호소카와 도시오, 만프레드 토로얀 등 수많은 작곡가가 그에게 새로운 작품을 헌정했다.

“재즈는 워낙 좋아하는 장르라 즐겨 듣는다. 아이들이 틀어놓은 팝 음악에도 귀를 기울이고. 내 모든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음악이고, 그것이 나의 삶이다. 클라리넷만 있으면 세상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 있다. 재즈, 현대음악, 실내악, 독주곡 어떤 장르와 형태이든 변화가 필요하고 그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8만∼23만 원. 02-599-5743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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