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그네’ 선율 남기고 천국의 나그네로… 바리톤 피셔디스카우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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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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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가곡의 전설’

18일 별세한 독일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 그는 독일 예술가곡의 전설이자 교과서로 불렸다. 동아일보DB
18일 별세한 독일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 그는 독일 예술가곡의 전설이자 교과서로 불렸다. 동아일보DB
‘독일 가곡의 전설’로 불려온 독일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가 18일 뮌헨 근교에서 별세했다고 부인인 소프라노 율리아 바라디가 밝혔다. 향년 86세.

‘그가 부르지 않은 독일 예술가곡은 없다’고 할 정도로 피셔디스카우는 폭넓은 레퍼토리, 신중하고 정교한 곡 해석, 명료한 발음을 인정받으며 20세기 대표 바리톤으로 인정받았다. 쉽게 구별되는 독특한 음색에도 불구하고, 특히 가곡집 ‘겨울 나그네’를 비롯한 슈베르트의 가곡 해석에 있어서는 ‘성악가들의 교과서’로 불렸다.

1925년 베를린에서 태어난 피셔디스카우는 23세 때인 1948년 리사이틀을 열고 성악가로 첫걸음을 내디뎠다. 같은 해 베를린시립극장 단원으로 오페라에 출연했고 음반 녹음도 시작했다. 1951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지휘자 푸르트벵글러와 공연한 말러의 ‘방랑하는 젊은이의 노래’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1954년 요제프 카일베르트가 지휘하는 ‘탄호이저’에서 볼프람 역을 맡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 데뷔했다.

이후 오페라와 콘서트, 개인 리사이틀을 오가며 방대한 레퍼토리를 펼쳤다. 특히 전기낭만파 작곡가인 슈베르트의 리트(독일가곡)에서 후기낭만파 작곡가인 말러, 볼프의 리트까지 두루 소화하며 독일 가곡 연주계를 대표했다. ‘겨울 나그네’만 꼽아도 DG(도이체 그라모폰) 레이블로 제럴드 무어, 외르크 데무스, 다니엘 바렌보임 등이 반주를 맡은 다양한 음반을 선보이며 전 세계 가곡 애호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베르크, 오르프 등의 20세기 음악 연주에도 탁월한 해석을 발휘했으며 그가 음반으로 녹음한 작곡가만 150여 명에 이른다. 1962년 영국에서 세계 초연한 벤저민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에 참여하기도 했다. 1973∼80년에는 지휘자로도 활동했으며 극작가와 음악 교사로도 활약했다. 1993년 고령을 이유로 은퇴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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