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장관의 딸 이민아 목사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5일 2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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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딸인 이민아 목사가 15일 오후 1시44분경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소천했다. 향년 53세.

개신교계에 따르면 고인은 위암 말기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뒤 치료를 받다 운명했다.

1981년 이화여대 영문과를 조기졸업한 그는 김한길 전 의원과 결혼해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에서 로스쿨 수료 및 캘리포니아 주 검사로 임용되는 등 커리어 우먼으로 화려한 경력을 쌓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굴곡이 많은 삶이었다. 결혼 5년 만에 이혼한 뒤 갑상샘암 발병으로 고통을 겪었고, 2006년에는 망막 손상으로 실명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2007년에는 첫 아들이 원인 모를 병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뜨는 아픔을 겪었다. 김 전 의원과의 사이에서 출생한 아들로 미국 버클리 대에 재학 중이던 수재였다.

고인은 1992년 세례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교회에서 신앙 고백을 하는 등 개신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다 2009년 안수를 받고 목사가 됐다. 암 투병과 개인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청소년 범죄 예방에 앞장섰고,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고백한 책 '땅 끝의 아이들'을 출간했다. 이성주의자이자 무신론자였던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을 개신교 신앙으로 이끈 일도 널리 알려졌다. 이 전 장관은 2007년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작고한 하용조 목사에게서 세례를 받으며 "딸의 믿음이 나를 구원했다"고 말했다.

고인은 지난달 방송에 출연해 "병원에서 거의 가망이 없다고 얘기하는 상태다. 주위에서도 자꾸 쉬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빠른 치유의 길이라고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례예배는 온누리교회가 주관한다. 빈소는 서울대 병원. 02-2072-2091 발인은 17일 오전 8시.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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