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신입 1000명 중 6명만 임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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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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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평균 21년
경총 ‘2011 승진·승급’ 조사… 인사적체로 만년 과장 늘어

대기업의 인사적체가 심화돼 승진에서 탈락하는 ‘만년 과장’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기업 신입직원이 임원이 되려면 21년 이상 걸리고 1000명 중 불과 6명 정도만 통과할 수 있는 ‘바늘구멍’을 뚫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점점 높아지는 승진 ‘문턱’

30일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이희범)가 전국 254개 대기업 및 중소기업을 조사해 발표한 ‘2011년 승진·승급관리 실태’에 따르면 올해 전체 직급의 평균 승진율(승진대상자 가운데 실제 승진한 사람의 비율)은 38.8%로 2005년의 44.5%에 비해 5.7%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대기업의 승진율은 같은 기간 43.2%에서 35.5%로 7.2%포인트 떨어졌고 과장에서 차장으로 승진하는 비율은 36.5%에서 22.1%로 14.4%포인트 하락했다. 40대 초반에 승진을 하지 못해 직장 내 입지가 흔들리는 사례가 늘고 있는 셈이다. ‘45세가 사실상 정년’이라는 ‘사오정’이라는 말도 단순한 우스갯소리가 아니라는 뜻이다.

신입사원이 임원까지 승진할 확률은 0.8%인 것으로 조사돼 2005년의 1.2%에 비해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대기업은 신입사원 1000명 중 불과 6명(0.6%)만이 임원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입사원이 임원까지 승진할 확률은 직급별 승진율을 모두 곱해 얻어진다.

신입사원이 부장으로 승진하는 데는 평균 17.3년, 임원까지는 평균 21.2년이 걸렸다. 규정상 승진을 위해 요구되는 연수(승진소요연수)는 부장 15.1년, 임원 18.6년이지만 실제로는 규정보다 각각 2.2년, 2.6년가량 더 걸리는 셈이다. 2005년 조사에서 부장까지 17.4년, 임원까지 22.4년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승진에 걸리는 시간은 더 짧아졌다. 경총 관계자는 “기업들이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집행임원(미등기임원) 수를 늘린 데다 능력과 실적에 따른 발탁승진 제도를 도입한 회사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승진심사 때 ‘실적’ 최우선

기업의 승진심사에서 ‘개인 실적’의 비중은 높아진 반면 ‘관리능력’의 비중은 낮아지는 추세다. 1996년 조사에서는 개인 실적이 승진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답한 비율이 21.7%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30.2%로 8.5%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관리능력을 꼽은 기업의 비율은 같은 기간 19.3%에서 10.4%로 8.9%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대기업은 개인 실적(40.0%)을 승진의 최우선 반영요소로 삼은 반면, 중소기업은 근속연수(26.2%)를 꼽은 곳이 가장 많았다. 실적 중심의 성과주의 인사체제가 확산되며 승진시험을 치르는 기업의 비율도 1996년 5.8%에서 2005년과 올해 조사에서는 각각 5.2%와 4.4%로 꾸준히 줄고 있다.

한편 매년 일정비율로 임금을 올리는 정기승급제도를 운영 중인 기업의 비율은 56.1%로 2005년의 86.9%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는 기업들이 승진적체의 원인이 되고 인건비 부담이 큰 정기승급제 대신 연봉제 등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도입을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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