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야구왕]배트 전문사이트 운영 조덕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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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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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안 부러운 ‘도깨비 배트’ 천하무적 야구단에서도 탐냈죠”

취미로 야구방망이를 하나 둘씩 사 모으다 금속가공업자에서 지난해 야구용품점 사장으로 아예 직업을 바꾼 조덕호 씨가 자신이 수집한 ‘도깨비 방망이’를 보여주고 있다. 박민우 기자minwoo@donga.com
취미로 야구방망이를 하나 둘씩 사 모으다 금속가공업자에서 지난해 야구용품점 사장으로 아예 직업을 바꾼 조덕호 씨가 자신이 수집한 ‘도깨비 방망이’를 보여주고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도깨비방망이는 한국에만 있다?

도깨비가 한국산이니 당연한 말이겠지만 ‘도깨비방망이’로 불리는 야구방망이도 한국에만 존재한다. 이 방망이들은 홈런을 ‘뚝딱’ 만들어낼 정도로 반발력이 좋다고 한다. 원산지인 미국에선 반발력이 너무 뛰어나다는 이유로 사용이 금지돼 2001년에 생산이 중단됐다. 따라서 오직 한국 사회인 야구 리그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야구방망이는 반발력과 균형점이 저마다 달라 공을 때리는 맛이 다르다. 이런 방망이만 전문적으로 수집하는 야구인도 많다. 충남 천안에 사는 조덕호 씨(37)는 원래 금속가공업자였지만 야구가 좋아 취미로 방망이를 하나둘씩 사 모으다 작년에 아예 직업을 바꿨다. 그는 야구용품점 사장님이면서 방망이 전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이미 유명한 조 씨는 단종됐거나 소량만 국내에 유통된 야구방망이 100여 자루에, 100만 원을 훌쩍 넘기는 ‘도깨비방망이’도 여러 자루 보유하고 있다. 그가 개인적으로 소장한 방망이를 모두 합치면 그 가격은 4000여만 원에 이른다. 그가 가진 것 중 야구동호인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이스턴사의 ‘Z2K’는 무려 240만 원이다. 그는 “지난해 6월 연예인 야구단 ‘천하무적’에서 활약하는 이하늘 씨에게 전화가 와 중고 Z2K를 구해 준 적이 있다. 연예인 야구단에서도 도깨비방망이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전했다.

아마추어 야구인들은 주로 다루기 쉽고 내구성이 뛰어난 미국산 알루미늄 방망이를 사용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반발력 제한 규정이 생기면서 이후 생산되는 야구방망이는 반발력이 줄어들었다. 당시 20만∼30만 원에 팔리던 반발력 큰 방망이의 가격이 대여섯 배씩 뛴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반발력에 반해 수집을 시작한 후 직업까지 바꾼 조 씨는 “제가 추천한 방망이로 첫 홈런을 날렸다며 고맙다는 전화가 올 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선수들은 고교선수부터는 나무 방망이를 사용하도록 규정이 바뀌었지만 사회인 야구 리그에서는 여전히 알루미늄 방망이를 사용하고 있다. 대한야구협회 운영팀 조민준 씨는 “사회인 야구는 리그별로 장비 관련 규정을 만든다. 선수 출신에게 쥐여주지만 않는다면 도깨비방망이가 게임의 즐거움을 배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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