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메커니즘 규명 “산화질소가 신경세포 죽여”

  • 입력 2009년 4월 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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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조동형 교수팀

알츠하이머병(치매)이나 파킨슨병 등 뇌질환 환자의 뇌에서 신경세포가 죽는 메커니즘을 한국인 과학자가 주도한 국제공동 연구팀이 밝혀냈다.

서울아산병원 혁신형암연구중심병원사업단 조동형(사진) 교수팀과 미국 번햄의학연구소 스튜어트 립턴 연구원은 “뇌에서 만들어진 산화질소가 Drp1이라는 단백질에 달라붙어 신경세포의 죽음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2일 발표했다.

산화질소가 Drp1에 결합하지 못하게 막거나 Drp1의 활동을 억제하는 약물을 찾아내면 뇌질환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예상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3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실제 알츠하이머병으로 죽은 환자와 정상적인 노환으로 죽은 사람의 뇌 조직을 비교했다. 그 결과 산화질소와 Drp1이 결합된 형태가 정상인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조직에 더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

조 교수는 “산화질소가 Drp1에 달라붙으면 세포 안에서 호흡을 담당하는 소(小)기관인 미토콘드리아가 부서진다”며 “이 때문에 신경세포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죽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뇌 신경세포가 많이 죽으면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같은 뇌질환이 생긴다.

뇌질환 환자의 뇌에서는 보통 산화질소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산화질소가 신경세포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는 지금까지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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