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트랙] 전상렬 폭주…15년전 ‘폭주 기관차’

  • 입력 2008년 10월 31일 0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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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 1-2로 뒤진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사구로 출루한 두산 전상렬은 상대투수 송은범의 악송구로 2루까지 진출했다. 1사 2루. 그러나 이종욱의 빗맞은 2루수 플라이 때 타구를 보지 않고 3루까지 도는 폭주를 하다 아웃되고 말았다. 타구가 2루수와 1루수,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바가지 안타’성이라고 판단한 것이겠지만 타구를 확인하지 않고 달린 건 명백한 실수였다. 돌아가기에는 너무 먼 2루였다.

전상렬의 폭주는 15년 전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주인공은 LG 윤찬. 93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이었다. 장소도 같은 잠실구장. LG가 2-3으로 뒤진 9회말, 우전안타를 친 김영직 대신 대주자로 들어간 윤찬은 최훈재의 우익수플라이 때 2루와 3루를 돈 뒤 홈에 만세까지 부르며 들어왔다. 당시 이종도 3루코치가 손을 들며 ‘돌아가라’라는 사인을 냈지만 ‘계속 달리라’는 사인을 줄 알고 ‘폭주 기관차’처럼 달린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다. 풍선껌을 얼굴 크기만큼 부는 것이 트레이드마크였던 윤찬, 그러나 LG 덕아웃은 터진 풍선껌 만큼이나 기운이 빠지고 말았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지나친 의욕 때문에 이런 황당한 플레이도 나오게 마련. 이것이 가을잔치만의 또다른 묘미인지도 모른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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