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미군 전문지인 ‘성조(stars and stripes)’에 따르면 경기 동두천시 캠프케이시 미군기지에서 근무 중인 페이스 베스케즈(23) 하사는 최근 생모인 박모(51·대구) 씨를 비롯해 두 언니, 남동생과 23년 만에 상봉했다.
현재 미군방송(AFKN) 캠프케이시 파견대에서 기자 겸 프로듀서로 복무 중인 베스케즈 하사는 생후 4개월 만에 미국인 가정에 입양돼 고교를 졸업한 뒤 18세 때 미 육군에 입대했다.
해군 출신인 미국인 양아버지의 보살핌을 받고 자란 베스케즈 하사는 자신의 출생과 입양과정을 알기 위해 수소문하다 몇 년 전 주한미군에 배치됐고 여러 입양기관에 연락한 끝에 마침내 한국의 가족들과 재회할 수 있었다.
그녀의 입양 사연은 기구했다. 당시 두 딸을 둔 어머니 박 씨는 잉태한 아이가 또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손자를 보길 원했던 시어머니는 한 점쟁이에게서 손자를 보려면 셋째 딸을 버려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것.
이에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딸을 낳자마자 병원을 통해 입양기관으로 보낸 뒤 며느리에게는 아기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3년 뒤 박 씨는 아들을 낳았다.
생모인 박 씨는 “딸을 예쁘게 키워 준 양부모에게 감사한다”며 “이제는 여한이 없으며 시어머니를 용서했다. 다시는 내 딸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고 성조는 전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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