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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장 사장 아들 과외교사했던 최병호씨 “인연도 설렁탕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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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장 사장 아들 과외교사했던 최병호씨 “인연도 설렁탕처럼”

입력 2006-02-16 02:59수정 2009-10-08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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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교사를 한 인연으로 이남장 사업에 뛰어든 최병호 씨와 창업자 신영주 씨, 고등학교 시절 최 씨에게서 과외를 받은 차남 이중호 씨(오른쪽부터). 김재명 기자

“이놈들, 사람 구실은 해야 할 게 아니냐!”

간암 말기인 아버지는 모질게 두 아들을 나무랐다.

최병호(崔柄鎬·41) 해피머니아이엔씨 대표가 기억하는 이승호(李承鎬·37) 중호(仲鎬·35) 씨 형제는 학업과는 담을 쌓은 학생이었다.

1987년 서울대 경제학과 4학년이었던 최 씨는 고교 3학년, 고교 1학년이던 두 형제의 과외교사였다.

두 형제의 어머니 신영주(申英柱·65) 씨는 1977년 서울 중구 을지로에 설렁탕 집 이남장을 차렸다. 한우 양지를 48시간 끓여 우려낸 국물 맛이 알려지면서 사업은 번창했지만 두 형제의 성적은 형편없이 떨어졌다. 보다 못한 신 씨는 최 씨를 과외교사로 앉혔다.

두 형제의 부친 이무부(李武夫) 씨는 최 씨에게 “아이들의 친형이 돼 달라”고 부탁한 뒤 세상을 떠났다. 설렁탕 집 ‘이남장’과 최 씨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현재 중호 씨는 이남장을 운영하는 이남푸드의 대표이사, 승호 씨는 이남장 직영점 3곳을 맡고 있다. 최 씨는 이남푸드의 이사를 겸직한다.

최 씨는 “두 형제는 공부보다는 돈 버는 구상을 하곤 했다. 사업이 적성에 맞았던 것 같다”고 회고한다.

어머니 신 씨는 2000년까지 이남장을 5개 점포로 늘려 승호 씨에게 삼성, 서초점을, 중호 씨에게 여의도점을, 큰딸 현숙(賢淑·38) 씨에게는 논현점을 맡겼다.

그 사이 최 씨는 LG종합금융과 한국문화진흥을 거쳐 1999년 상품권 업체인 해피머니아이엔씨를 창업했다.

2001년 어느 날 중호 씨가 “어머니를 설득해 달라”며 최 씨를 찾아왔다. 이남장을 기업형 직영점으로 키우고 싶은데 어머니가 반대한다는 것이었다.

“최 선생이 뒤를 봐 준다면 허락할게요.” 신 씨의 조건부 승낙이 떨어지면서 최 씨는 본격적으로 이남장에 발을 담근다.

최 씨는 벤처캐피털에서 24억 원을 조성해 경기 양주시에 김치공장과 국물공장을 지었다. 이후 서울 대학로, 광화문, 마포점과 경기 성남시 분당 수내점 등을 냈다. 2004년엔 명동, 선릉에 직영점을 더 냈다.

2002년까지 5개 점포에 불과하던 이남장은 두 형제와 ‘과외교사’의 노력으로 15개로 늘어났다. 올해 말까지는 30개로 늘릴 예정이다.

기업형으로 바뀌었어도 어머니 신 씨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고기를 얇게 썰고, 국물을 조금만 적게 담아도 비용을 10% 절감한다”고 하면 신 씨는 “비용을 줄여 불량식품 팔 테냐”며 호통을 친다. 이남장을 직영하는 것도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것.

최 씨는 “승호 중호 형제를 보면 아직도 물가에 내놓은 어린애 같다”며 “‘형이 되어 달라’던 이들 부친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이남장과 같이하겠다”고 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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