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의 폭탄 발언에 감독이 반응했다, 하지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7월 21일 1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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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강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완전 이적을 원한다는 이강인(18·발렌시아)의 ‘폭탄 발언’에 소속팀 감독이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그 반응은 밋밋했다. 이강인의 요청을 애써 외면하는 듯한 원론적인 수준이었다.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지 ‘수페르데포르테’에 따르면,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발렌시아 감독은 21일(한국시간) 스위스 랑에서 열린 AS모나코(프랑스)와 친선경기가 끝난 뒤 이강인의 거취와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이렇게 대답했다. “이강인은 우리와 함께하는 선수다. 구단은 감독에게 선수를 선택할 권한을 준다. 물론 이강인은 내 선택 범위 안에 있다. 그는 우리의 1군 선수다.” 이강인의 이적 요구에 대한 가타부타는 없었다.

이강인은 최근 완전 이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의 임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완전 이적을 원한다는 ‘폭탄 발언’ 소식이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큰 이슈가 됐다. 발렌시아 고위층과 마르셀리노 감독은 싱가포르에서 회동을 갖고 이강인의 거취를 논의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강인 입장에서는 뛸 수 있는 구단이 필요하다. 뛰면서 성장을 거듭해야 한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발렌시아에서는 감독의 전술상 출전 기회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벤치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이적을 요청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게다가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하면서 주가를 높였다. 러브 콜을 보내는 구단이 많아졌고,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문제는 구단의 소극적인 반응이다. 이강인을 구단의 미래로 생각하면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은 없다. 오랫동안 붙잡아두기 위해 계약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게 전부다. 현재 이강인의 계약기간은 2022년 6월까지다.

바이아웃(최소 이적금액)도 걸림돌이다. 이강인의 완전 이적을 원하는 구단은 8000만 유로(약 1060억원)를 지불해야 한다. 선뜻 내놓기 힘든 액수다. 구단은 액수를 더 높일 구상도 하고 있다. 그래서 협상이 필요하다. 이강인 측이 폭탄 발언을 한 속내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결국 계약 연장 및 임대 이적을 원하는 구단과 완전 이적을 바라는 이강인이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는 형국이다. 2019~2020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다. 결론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한편 이강인은 이날 AS모나코와 평가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전반 45분을 뛰었다. 그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됐으며, 발렌시아는 0-1로 졌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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