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색인 의원 향해 나흘째 “집에 가”…대선전략?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18일 1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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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결의안 상정 투표해도 끄떡없어
전략가 "슬프지만 똑똑한 정치" 평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의 나라’ 미국의 국가 정상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인종차별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지지층을 확실히 잡아두고 민주당의 진보 정책에 거부감을 느끼는 중도층을 겨냥하기 위해 인종차별을 아예 선거전략으로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다.

ABC와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 유세 집회에서 또 민주당 유색인 신예 일한 오마,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아이아나 프레슬리, 라시다 틀라입 하원의원을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이들은 지속적으로 우리나라를 무너뜨리려 하고, 절대 좋은 말은 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내가 그들을 향해 ‘싫으면 떠나라’고 말한 것이다. 떠나라, 떠나도록 내버려 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중들도 “그녀를 돌려보내라!”고 외치며 호응했다.

14일 “원래의 나라로 돌아가서 완전히 무너지고 범죄로 들끓는 그곳부터 바로잡으면 어떤가”라는 비난 트윗을 시작으로 나흘째 논란을 일으키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결의안 상정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지만 반대가 332표로 압도적이었다. 찬성은 95표에 불과해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지는 못하고 민주당의 분열 양상만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을 기반으로 한 반감을 재선 캠페인의 중심에 뒀으며 일부 전문가는 이 전략이 트럼프 대통령을 연임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정치 전문가 테리 설리번은 “대통령의 트윗이 인종차별인지 아닌지와 관계없이, 그는 언론 매체를 통해 이 극도로 자유주의적이고 사회주의적이며 어리석은 여성 의원 4명을 민주당의 얼굴로 만들고 있다”며 “대통령의 행동은 슬프지만 똑똑한 정치”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캠프는 이 전략으로 얻는 게 훨씬 많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주의자고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애초에 그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재임 중인 대통령으로서는 유례없는 이 전략이 승리를 장담하는 것만은 아니다. 교육 수준이 높은 교외 유권자, 특히 대학 교육을 받은 여성들의 반감이 높을 수 있다.

민주당의 최대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인 ‘미국 최우선주의’(Priorities USA)의 수석 전략가 조시 슈웨린은 “그는 인종차별과 분열로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중서부를 포함해 40석을 잃었다”며 “그는 이미 이 전략을 시도해봤다. 미국은 더이상 더 분열되길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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