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났을 때 내색 없었건만” 정두언 사망 비보에 지인들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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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16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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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16일 갑작스럽게 사망했다는 소식에 평소 그를 자주 보던 주변 사람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사고 현장을 직접 찾은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주 통화했을 때 극단적인 선택을 할 거라 짐작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 전 의원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치료받은 것으로 안다”며 “(최근) 상태가 호전돼 식당도 하고 방송활동도 했는데”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정 의원이 우리 정치사에 남긴 족적은 참으로 깊고도 선명하게 남을 것으로 믿는다”며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정치였고, 현장 정치를 떠나고도 정치에 도움이 되고자 평론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고 애도 했다.

정 전 의원의 전 보좌관 송주범 씨는 이날 오후 정 전 의원 발견 현장인 서울 홍은동 북한산 자락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 정치사에 있어서 굉장히 많이 안타깝다”며 “의원님의 명목을 빈다”고 말했다.

송 씨는 “여러가지로 마음이 그러신 게 있었다”면서 “예전 인터뷰한 것 보면 다 나와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만났을 때에 대해선 “별 말씀 없었다. 별다른 게 없었다”고 전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6년 낙선 당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사실을 고백하며 이후 심리상담을 배웠다는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정 의원 자택인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 경비원 A 씨는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그는 평소 정 의원의 모습을 묻자 “최근 힘이 조금 없어 보이긴 하셨다. 우울해보이더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도 “근데 인사는 잘 받아주셨다. 얼마전까지 TV에도 나오고 하지 않았느냐”라며 “‘내가 국회의원이다’라고 하는 건(자세 같은 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비보에 망연자실, 내일도 저랑 방송이 예정되었건만 말문이 막힌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정 전 의원은) 진짜 합리적 보수정치인이었다. 저와는 절친도 아니고 이념도 달랐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사이였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의원은 “부인과 개업한 식당에 때때로 가면 예의 쑥스러운 웃음으로 감사하던 정두언 의원! 영면하소서”라며 “그곳은 모략도 없어 억울한 누명이 없을 거다. 미망인 등 유족들께 위로를 드린다”고 전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4시25분께 서울 홍은동 북한산자락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인이 이날 오후 3시58분께 남편이 자택에 유서를 써놓고 나갔다고 신고했고, 경찰은 드론과 구조견을 투입해 실락공원 인근에서 정 전 의원의 시신을 발견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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