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최저임금 2.9%…“동결·삭감 기대했는데”vs“1만원 실현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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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12일 0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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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2.9% 오른 8590원으로 결정된 것에 대해 ‘동결 또는 삭감’을 애타게 요청했던 중소·소상공인업계는 이마저도 감내하기 어려운 부담이라는 반응인 반면 노동계는 10년 만에 가장 낮은 인상률이 적용된데 대해 “소득주도성장 폐기”라며 반발했다.

“동결 또는 삭감 기대했는데…벼랑 끝에 선 상황”

중소기업중앙회는 12일 입장문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은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절실히 기대했던 최소한의 수준인 ‘동결’을 이루지 못한 결과”라고 평가하면서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 측은 “대내외 경제상황과 고용상황, 기업의 지불능력을 고려하면 2.9% 인상도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주들 역시 지난 2년 동안 최저임금이 30% 가까이 오른 상황이어서 1%의 인상분도 버틸 수 없다는 호소를 냈다. 지금의 2.9% 인상은 과거 2.9% 인상과 차원이 다른 압박이라는 설명이다.

성인제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부회장은 “최근 임금이 가파르게 수직 상승하면서 편의점업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선 상황”이라며 “바람만 살짝 불어도 쓰러질 판국인데 또다시 2.9%가 오르는 것은 영세 소상공인에게 ‘사약’을 내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성 부회장은 “지금 2.9% 오르는 것은 2~3년 전 2.9% 오르는 것과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고 강조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 또는 삭감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소주성 폐기, 최저임금 1만원 실현 거짓 구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을 통해 “최저임금 1만원이라는 시대정신을 외면한 결정을 넘은 경제 공황 상황에서나 있을 법한 실질적인 최저임금 삭감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는 저임금 노동자의 절규를 짓밟고 최저임금이 가진 의미를 뒤집어 끝내 자본 편으로 섰다”며 “철저히 자본 편에 서는 데서 나아가 정부가 가진 권한으로 최저임금 포기와 소득주도성장 폐기를 선언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더 이상 노동을 존중할 의사가 없는 이상, 최소한의 약속조차 지킬 마음이 없는 이상,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1만원이 대표하는 우리사회 양극화 문제 해소를 위해 더욱 거센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선포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논평을 통해 “최저임금 참사가 일어났다”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인 1998년 2.7%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2.75% 이후 가장 낮은 인상률”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이대로라면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1만원 실현도 어려워졌고, 노동존중 정책, 최저임금 1만원 실현, 양극화 해소는 완전 거짓 구호가 됐다”며 “결국, 최저임금은 안 오르고 최저임금법만 개악된 셈”이라고 비난했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오전 5시30분쯤 정부세종청사 열린 제13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40원(2.9%) 오른 8590원으로 결정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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