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엡스타인, 트럼프와 절친?…“1992년 여성 28명과 별장 파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1일 22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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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지 11년 만에 같은 혐의로 8일 기소된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66)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수 십 년 전부터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였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 전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92년에 자신의 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여성 28명과 파티를 열고 엡스타인을 초대했다. 이를 주최한 사업가 조지 호라니는 “대통령이 당시에 ‘캘린더 걸’ 미인대회 형식의 파티 개최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캘린더 걸’은 달력 배경 사진에 등장하는 모델 같은 외모의 여성을 뜻한다.

호라니는 당초 엡스타인의 참석 여부를 몰랐지만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참석자는 나와 엡스타인”이란 말을 듣고 놀랐다고 전했다. 엡스타인의 각종 추문을 잘 알고 있던 호라니는 “엡스타인이 젊은 여성들과 어울리게 둘 수 없다”고 경고했지만 대통령은 이를 무시했다. 10일 NBC방송에는 10대 시절 엡스타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제니퍼 아라오스(32) 씨가 출연해 14세인 2001년부터 약 1년 간 엡스타인의 집에 드나들며 속옷 차림으로 마사지를 하는 과정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엡스타인과 15년간 연락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NYT는 대통령과 엡스타인이 부(富), 여자, 플로리다 부동산 등 공통점을 바탕으로 수 십 년간 정기적으로 교류했으며, 사업이 결렬된 뒤에야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전했다.

2008년 엡스타인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던 대통령의 최측근 알렉산더 어코스타 노동장관(50)에 대한 사임 요구도 거세다. 엡스타인은 2002~2005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20여 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로 종신형을 받을 위기였지만 유죄협상제도(플리바기닝)를 통해 13개월만 복역했다. 당시 담당자가 플로리다 남부연방지검 검사장이었던 어코스타 장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그는 2년 반 동안 훌륭한 장관이었다. 당시 엡스타인의 플리바기닝에 많은 이가 관여했다“며 측근을 두둔했다. 이에 민주당은 연일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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