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늦어도 8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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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11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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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재차 시사함에 따라 한국은행 금통위의 3분기(7~9월) 중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졌다. 시장의 예상대로 미국이 7월 중 기준금리를 낮출 경우 한은 금통위도 늦어도 8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6월 고용지표가 연준의 시각에 변화를 줬느냐’는 질문에 “직설적으로 답하자면 아니다(No)”라고 말한 뒤 “무역 긴장과 글로벌 성장 우려 같은 역류가 경제 활동을 짓누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월가에서는 이달 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했다. 연방기금 선물은 연준이 이달말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완연한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의 모습이었다”며 “경기침체는 가정하지 않았으나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우려하면서 선제적인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설명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한은 금통위도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우리만 기준금리를 낮춰 한·미 기준금리 역전차이가 더 벌어지면 외국인투자자금 이탈을 우려할 수 있었으나 그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파월의 이번 발언과 상관없이 이미 지난 6월 FOMC에서 연내 미국 기준금리를 최대 50bp 내릴 것이라는 방향성을 발표했기 때문에 한은 금통위도 7월에 바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이달 30~31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하더라도 18일 열리는 7월 한은 금통위에서 선제적으로 움직이기엔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은 금통위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을 감안해 7월 경제수정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금리인하 입지를 다진 뒤 8월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는 이달 30~31일(한국시간)으로 예정돼 있고, 한은 금통위는 이보다 앞선 18일 열린다. 따라서 통상적으로 한 발 늦게 움직여온 한은 금통위의 전례를 고려해보면 미국의 상황을 지켜본 뒤 8월에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도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금통위원 두 명의 기준 금리인하 주장, 한은총재의 경제 상황에 따른 적절한 대응 발언, 성장률 전망 하향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한은의 금리인하는 시점의 문제”라며 “한·미 기준금리 역전 부담, 주택가격 반등 등을 고려할 때 한은 금통위의 인하 시기는 FOMC 이후인 8월 금통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가 계속 낮아지고 있는 점도 기준금리 인하에 무게를 싣는다. 이미 한은은 지난 4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춘 바 있다. 시장에선 한은이 7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최대 2.3%까지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이달 초 기획재정부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2.7%에서 2.4~2.5% 로 낮췄다. 여기에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효과가 반영됐다. 그러나 한은 성장률 전망치에는 추경 효과가 반영되지 않는다. 한은 전망치가 기재부 전망치보다 낮을 수 있다는 얘기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1일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2.0%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S&P는 지난 4월에도 한국 경제에 대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4%로 내린 바 있다. 회복 가능성 대신 침체에 무게를 둔 분석이다.

한편 주요 국가 중앙은행들도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2일 호주 중앙은행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1%까지 낮췄다. 1%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브라질의 기준금리도 연 6.5%로 199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그럼에도 연내 3~4차례 더 인하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인도,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필리핀 등도 5월 이후 줄줄이 금리를 내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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