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유사시 일본도 유엔사에 참여?…국방부 “활동 불가”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11일 12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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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발간 간행물 통해 일본 참여 가능성 거론
"신규 파견시 우리 동의 있어야…검토한 바 없어"
정부 소식통 "연합사도 日 참여 검토한 적 없다"
연합사 "한글판 옮기는 과정서 생긴 오해" 해명
국방부 "독일장교 파견 계획도 수용 불가" 거부

주한미군이 발행한 전략문서에 한반도 유사시 참전하는 유엔군사령부의 ‘전력 제공국’에 일본을 포함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는 “일본은 전력 제공국에 포함될 수도, 활동할 수도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미국도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은 6·25전쟁 참전국이 아니기 때문에 전력 제공국으로 활동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 부대변인은 “유엔사에 참여하는 국가들은 우리의 요청으로 우리의 자의권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것”이라며 “신규 파견을 위해서는 우리의 동의가 전제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유엔사 전력 제공국 참여는 주한미군사령부가 공식 발간한 ‘주한미군 2019 전략 다이제스트’에서 처음 거론됐다.

주한미군은 유엔사를 소개하며 “유엔사는 위기 시 필요한 일본과의 지원 및 전력 협력을 지속할 것입니다.”라고 명시했다. 유엔사 전력 제공국에 일본이 참여하게 되면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전개가 가능해진다.

이에 대해 노 부대변인은 “유엔사 전력 제공국은 1950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제83호, 84호에 따라 유엔사에 전력을 제공한 국가 중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반도 전쟁 재발 시 재참전을 결의한 전투부대 파견 16개국”이라며 “일본의 참여는 논의된 바 없고, 검토한 바도 없다”고 설명했다.

유엔사는 현재 한국, 미국, 호주, 벨기에, 캐나다, 콜롬비아, 덴마크,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 터키, 영국 등 18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회원국은 유사시 병력과 장비를 지원하는 ‘유엔 전력제공국’으로 분류된다. 한반도 유사시 이들 국가는 유엔기를 들고 참전하게 된다.

한반도 방위의 핵심인 한미연합사령부도 일본의 전력 제공국 참여와 관련해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연합사 측도 일본의 전력 제공국 참여를 논의하거나 검토한 적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유엔사 측에 발행문에 거론된 내용을 바로잡아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유엔사 측은 해당 문서의 영문판에서는 ‘일본을 통해’ 전력을 지원한다고 되어 있어 한글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일본군의 직접적인 참여가 아닌 일본에 있는 유엔사 7개 후방기지 전력의 전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노 부대변인은 미국이 최근 한국 측과 협의 없이 독일군 연락 장교의 유엔사 파견을 추진한 것과 관련해서도 “이번 사안은 우리 정부와의 사전 협의나 동의 없이 취해진 조치로서 당사국으로서 수용할 수 없음을 (독일 측에) 강력하게 제기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난 5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독일 국방부 관계자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인지했다. 정부는 내부 논의를 거친 뒤 협의가 안된 독일의 유엔사 참여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독일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노 부대변인은 “만약 독일이 어떤 연락장교 신규 파견을 희망할 경우에는 우리 헌법 등에 근거해서 당사국인 우리 측의 동의가 선행될 때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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