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가입자수 세계 1위… ‘꿈의 속도’ 밑거름 28GHz 구축은 먼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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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5G 상용화 100일


‘한국, 승자(winner): 한국이 세계 최초 5세대(5G) 개통을 발표했을 때 버라이즌은 콧방귀를 뀌었지만, 이 나라 정부는 69일 만에 100만 가입자를 달성했다고 발표함.’

미국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매체 시넷은 이달 초 발표한 심층 리포트에서 ‘초기 5G 승자와 패자(loser)’를 선정했다. 한국은 삼성, 퀄컴과 함께 승자 목록에 올랐다. 최근 무역 분쟁으로 분투했던 화웨이와 5G 스마트폰 출시에 뒤처진 애플이 패자로 꼽혔다.

4월 3일 한국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룬 지 11일로 100일째를 맞았다. 외신의 평가처럼 한국이 글로벌 5G 초기 시장 선점에 성공했다는 것은 여러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다만 5G 출시 초기 목표로 밝힌 ‘꿈의 속도’ 20Gbps(초당 기가비트)에 도달하기 위한 28GHz(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 구축 계획은 아직 안갯속에 머물러 있다.

○ 전 세계 5G 가입자 중 한국이 77%

5G 가입자 수 측면에서 보면 한국의 성과는 압도적이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 세계 5G 가입자는 약 213만 명이다. 이 중 한국 가입자가 165만 명으로 약 77%를 차지한다. 영국(15만1458명)이 2위, 미국(10만865명)이 3위, 이탈리아(6만5000명)가 4위, 루마니아(5만8341명)가 5위를 차지했다.

커버리지 측면에서도 한국은 처음부터 전국 단위 상용화가 목표였다. 상용화 초기와 달리 이제는 지방에서도 수백 Mbps(초당 메가비트)의 속도가 안정적으로 나온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버라이즌이 시카고, 미니애폴리스, 덴버, 프로비던스 등 4개 도시에 한정해 5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영국도 EE가 6개 도시, 보다폰이 7개 도시에서 한정 서비스 중이다.

5G 스마트폰의 경우 국내 시장에선 10일 기준 삼성전자 ‘갤럭시S10 5G’가 120만 대, LG전자 ‘V50 씽큐’가 33만 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인 화웨이가 올해 상반기 미중 무역 분쟁으로 고전하고, 3위인 애플도 5G 모델을 내놓지 못한 가운데 국내 제조사가 초반 승기를 잡은 셈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현재까지 출시된 5G 스마트폰 7개 기종 중 점유율 대부분을 한국산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5G 초기 바람과 미국의 화웨이 제재 타이밍이 맞아떨어지면서 통신장비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기회를 잡았다. 미국 통신장비 시장분석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10∼12월)와 올해 1분기를 합쳐 5G 통신장비 매출 점유율이 37%로 세계 1위에 올랐다.

○ ‘꿈의 속도’ 이룰 28GHz 대역 구축은 요원


다만 통신업계가 이르면 올해 하반기 구축할 것으로 전망했던 5G 핵심 28GHz 주파수 대역 상용화는 올해 안에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5G 주파수로 할당된 대역은 3.5GHz와 28GHz 대역 두 가지다. 현재 통신사가 5G용으로 우선 구축한 3.5GHz 대역만으로는 전송 속도가 수백 Mbps에 그치고 있다.

2013년 5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삼성전자가 5G 핵심 기술을 확보했을 당시 5G는 28GHz 초고주파 대역에서 최소 1Gbps 이상의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5G 출시 직전인 지난해 말 통신사들이 여러 테스트를 통해 밝힌 5G ‘꿈의 속도’ 20Gbps에 근접하려면 28GHz 대역은 필수적이다.

시넷이 최근까지 글로벌 11개 도시의 5G 속도를 측정한 결과 서울은 618Mbps로 3위였다. 28GHz 대역 서비스를 하고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시카고가 각각 1.8Gbps, 1.3Gbps로 1, 2위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GHz 대역 기지국을 2021년까지 1만5000대 설치하는 것을 최소 구축 목표로 잡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제조사의 단말기 출시 일정과 시장 수요가 성숙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연내 28GHz 대역 구축은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5세대 정보통신#5g 가입자#삼성#애플#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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