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핵추진 잠수정서 화재… 14명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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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 사고 경위 함구하던 러 당국, 이틀 지나 “생존자 있다” 밝혀
러 언론 “심해서 스파이 활동 추정”… 일각 “美 잠수정과 교전” 음모론도


러시아 해군의 잠수정에서 불이 나 1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1일 발생했다. 러시아 정부는 사고 잠수정의 종류와 탑승 인원 등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발표하지 않은 상태지만 러시아 언론은 이 잠수정이 스파이 작전을 수행해온 핵추진 잠수정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사고 이틀 뒤인 3일 해당 잠수함에 생존자가 있다고 밝혔다.

AP통신과 영국 BBC방송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2일 러시아 북서부 바렌츠해에서 심해 연구를 수행하던 잠수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승조원 14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해당 잠수정이 사고 당시 해저와 주변 해양에 관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러시아 언론 RBC 등은 국방부 발표와 달리 해당 잠수정이 심해에서 특수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핵 잠수정 AS-12라고 보도하고 있다. 외신들은 AS-12가 최대 25명까지 탑승할 수 있고 2003년부터 스파이 활동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또 해당 잠수정은 심해에서 적의 통신망을 찾아내 케이블을 파괴하고, 기밀 장비를 인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에서는 이 잠수정이 미국 해군 잠수정과 교전 끝에 미군 측 잠수정을 침몰시키고 돌아왔다는 ‘음모론’도 나온다. 미국의 극우 논객이 운영하는 ‘할터너라디오쇼’는 2일 “알래스카 해안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미 잠수정이 미 해역에 나타난 러시아 잠수정과 교전을 벌이다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며 “러시아 잠수정도 14명이 사망하는 등 큰 피해를 입고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한편 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87년 냉전 시절 미국과 옛 소련이 체결한 군축협약인 중거리핵전력폐기(INF) 중단 법안에 서명했다. 미국이 2월 “러시아가 INF 조약을 위반하고 있다”며 이행 중단을 선언한 지 약 5개월 만에 냉전 시대 군비 경쟁 종식의 상징과 같은 조약이 양측에서 모두 중단됐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러시아 해군#잠수정 화재#스파이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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