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핵수석대표, 시진핑 방북에 ‘기대’…北에 협상 재개 손짓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20일 14시 16분


코멘트

북한의 대미 메시지 조율·전달할 시진핑에 기대 표시
비건 "건설적이고 적절한 메시지를 표출하리라 기대"
이도훈 "대화 프로세스 재개 위한 또 다른 기회 될 것"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협상에 기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과 미국의 북핵 수석대표가 북한에 비핵화 협상 재개를 한목소리로 요청했다.

한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외교로 마련된 모멘텀을 살려 대화 테이블 복귀를 촉구하는 한편, 시진핑 주석 방북과 맞물려 북미 대화 진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미 북핵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9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이 동아시아재단과 개최한 전략 대화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비건 대표는 연설에서 “북미 양측 모두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며 “지난 25년 간 북핵 문제를 푸는 데 실패했던 공식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그러면서 “북한과의 협상의 문이 활짝 열려 있다.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실질적인 방식으로 대화를 재개하게 되길 희망한다”며 적극적인 대화 의사를 밝혔다.

이도훈 본부장은 “핵심 당사국인 남북미 최고지도자들이 북핵 문제 해결을 이토록 집중적으로 다룬 적이 없고 남북미 3국 지도자간 형성된 신뢰의 견고함도 과거에는 갖지 못한 중요한 자산”이라며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또한 이 본부장은 김 위원장의 친서를 통해 대화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다며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남북관계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한 결단을 기대한다. 북한에게 있어 지금은 놓쳐서는 안 될 황금의 기회(golden opportunity)”라고 손짓했다.

한미 북핵 수석대표가 북한을 향해 대화 메시지를 적극 발신하는 것은 시 주석 방북에 이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계기 한반도 주변국가 정상 간 외교전이 펼쳐지면서 비핵화 협상 교착국면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어서다.

시 주석은 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앞두고 북한을 방문함으로써 북한의 대미메시지를 조율·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북핵 문제를 지렛대로 활용할 동기도 충분히 갖고 있다.

비건 대표는 시 주석의 방북과 관련, “(북한 문제에서) 중국의 국익과 미국의 국익이 일치한다”며 “시 주석이 이틀 동안 평양을 방문하며 건설적이고 적절한 메시지를 표출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도 “대화 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비건 대표는 “미국은 비핵화에 있어 검증 가능한 조치를 기대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그런 조치가 가능하지만, 안전 보장에 대한 폭넓은 논의 및 전반적인 관계 개선과 함께 진행될 필요가 있다는 북한의 시각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가 이렇듯 ‘체제 안전 보장’이나 ‘북미관계 개선’을 언급한 것은 북한에 일방적으로 비핵화 조치만 요구해서는 협상에 진전이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원하는 동시·단계적 비핵화에 유연한 태도로 접근할 여지를 내비친 것이다.

다만 비건 대표는 북한에 대한 상응조치를 논하기 위해서는 핵 신고·검증을 포함한 총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도출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비핵화에 대한 의미 있고 검증 가능한 단계 없이는 충분한 진전을 이룰 수 없다”며 “이것이 절대적 중심”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을 만나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시 주석은 전날 북한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대화와 협상에서 진전이 이룩되도록 공동으로 추동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위해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20일 오전 전용기를 타고 베이징을 출발, 평양에 도착했다. 시 주석은 1박2일 동안 평양에 머무르면서 김 위원장과의 만찬 및 정상회담, 북중 우의탑 참배 등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