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고·안산동산고 자사고 지위 잃을 듯…교육계 갈등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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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20일 12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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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고 자사고 지정취소 예고…안산동산고도 먹구름
학교측은 거센 반발…소송전 이어 집단행동도 시사

상산고등학교의 자립형사립고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일인 20일 전북 전주시 전북교육청 정문에서 경찰이 학부모 등이 준비한 집회 장소에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2019.6.20/뉴스1 © News1
상산고등학교의 자립형사립고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일인 20일 전북 전주시 전북교육청 정문에서 경찰이 학부모 등이 준비한 집회 장소에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2019.6.20/뉴스1 © News1
문재인정부 교육분야 국정과제이자 진보성향 교육감들의 주요 공약인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가 현실화하고 있다. 전북교육청이 재지정 평가 결과 기준 점수에 미달한 상산고등학교의 자사고 지정취소를 예고했고, 경기교육청도 안산동산고의 자사고 지위를 박탈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당국 결정에 반발하는 자사고 측이 이미 법적대응과 대규모 집회 등을 예고한 만큼 앞으로 이를 둘러싼 교육계 갈등이 불붙을 전망이다.

전북교육청은 20일 오전 재지정 평가 결과 통과 기준 점수(80점)에 미달한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취소를 예고했다. 상산고는 이번 평가에서 79.61점을 받았다. 기준점수보다 불과 0.39점 부족한 점수다. 전북교육청은 재지정 평가 통과 기준점수를 교육부 권고나 다른 시도교육청(70점)보다 10점 높게 설정한 바 있다.

경기교육청도 이날 오후 2시 관내 자사고인 안산동산고의 지정취소 여부를 발표한다. 지역 교육계는 안산동산고의 재지정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김천고(경북), 포항제철고(경북), 민족사관고(강원) 등의 재지정 여부도 이달까지 결정된다. 재지정 평가 대상이 13곳으로 가장 많은 서울은 다음 달 초 평가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자사고는 5년마다 교육당국으로부터 재지정 평가를 받는다. 올해 진행하는 건 2기 재지정 평가로, 앞선 1기는 2014~2015년 진행됐다. 현재 전체 자사고는 42곳이며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은 24곳이다. 재지정 평가 시기가 다른 건 각 자사고의 지정 연도가 달라서다.

첫 테이프를 끊은 상산고의 지정취소가 예고되면서 상당수 자사고들이 이번 2기 재지정 평가를 통해 일반고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사고를 폐지해 일반고로 전환하는 건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다. 전국 시도교육감 17명 가운데 진보성향인 14명도 자사고 폐지 정책에 동의하고 있다.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입시 중심고’가 된 이들 학교를 폐지하고 일반고로 전환해 고교 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교육당국은 이를 위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 통과 기준 점수를 1기 때보다 10점 상향한 70점(전북은 80점)으로 정했다. 대부분의 평가지표도 까다롭게 설정했다.

위기에 놓인 자사고 측은 강력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상산고는 이번 전북교육청 결정에 따라 행정소송 등 법적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상산고 관계자는 “이번 평가는 형평성과 공정성, 적법성에 크게 벗어났다”며 “전북교육청의 결정을 전면 거부하고 부당성을 바로잡기 위한 투쟁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재지정 평가 대상이 가장 많은 서울에서는 다음달 초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일찌감치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는 이날 오전 서울시교육청 인근에서 길거리 행진·집회 등을 통해 자사고 재지정을 압박했다. 주최 측 추산 약 1000명(경찰 추산 약 500명)의 학부모들이 참여해 목소리를 냈다. 전수아 자학연 대표는 “13곳의 재지정 평가 대상 중 1곳이라도 지정취소가 나오면 서울 22개 서울 자사고 학부모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소재 22개 자사고 교장단 모임인 서울시자사고교장연합회도 “수용할 수 없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가 나온다면 즉각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 평가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 요청 등 모든 법적 대응은 물론 교육의 자율과 미래를 걱정하는 학부모, 관련 단체와 연대해 강력히 항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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