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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늘고 稅收줄어… 나라살림 적자 3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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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늘고 稅收줄어… 나라살림 적자 3배로

세종=최혜령 기자 , 세종=이새샘 기자입력 2019-06-12 03:00수정 2019-06-12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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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확장재정속 경기 부진 계속
4월말 관리재정수지 적자 38兆… 작년 13兆서 급증, 8년만에 최대

올해 들어 4월까지 재정적자가 8년 만에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은 늘어난 데 반해 경기 악화로 세수가 받쳐주지 못하고 있어서다. 재정건전성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관리재정수지는 38조8000억 원 적자가 났다. 이는 월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래 최대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13조6000억 원 적자)과 비교해 3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관리재정수지는 세금 등 총수입에서 총지출과 4대 보장성 기금을 뺀 것으로 나라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가계부 역할을 한다. 정부는 매년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예측해 엄격하게 관리해왔다. 올해 예산안에 명시한 관리재정수지 적자 목표치는 37조6000억 원으로, 4월까지의 적자가 이미 올해 목표치를 넘어섰다. 추가경정예산 제출 당시 변경된 적자 목표치 42조6000억 원에도 이미 가까워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세 수입이 지난해 수준밖에 안 들어왔는데 올해 재정을 확대해서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늘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4월 말 기준 국세 수입 자체가 1년 전보다 5000억 원 줄었다. 목표 수입 대비 실제 걷은 금액의 비율인 세수진도율은 37.1%로 1년 전보다 3.9%포인트 떨어졌다. 3월 말 세수진도율이 전년 대비 2.9%포인트 떨어졌는데, 그 폭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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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항목 중에서는 특히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 감소가 두드러졌다. 4월 말 기준 법인세수 진도율은 1년 전보다 5.8%포인트 떨어졌다. 3월에는 이 격차가 5.0%포인트였는데 더 벌어졌다. 부동산 거래 감소로 양도소득세가 줄면서 소득세 진도율은 1년 전보다 3.3%포인트 감소했고, 경기 부진 여파로 부가가치세 진도율도 0.5%포인트 하락했다.

법인세 감소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기 부진으로 기업들의 납세 여력이 쪼그라들었음을 보여준다. 기업들은 2018년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지난해 8월 한 차례 세금을 냈고, 결산실적이 나온 올해 3월 나머지 세금을 냈다. 지난해 하반기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올 3월에 걷은 법인세가 예상에 못 미쳤다. 4월 들어서도 세수가 회복되기는커녕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세수진도율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



▼ 정부지출 9.5% 늘려잡았는데, 법인세수 진도율 5.8%P 떨어져 ▼


나라살림 적자 3배로



세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정부의 세수 전망보다 세금이 적게 걷히는 ‘세입 결손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재부는 당초 세출 예산안을 짜면서 올해 세수가 294조8000억 원으로 작년보다 0.4%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올 4월까지 세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0.4% 감소했다.

반면 정부 지출은 추경을 제외하고도 작년보다 9.5% 늘려 잡은 상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10.6% 증가) 이후 10년 만의 최대 폭이다. 세수는 줄어드는데 지출은 늘려야 하기 때문에 1∼3월 국채 발행 규모는 사상 최대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분기 국고채와 재정증권 등 국채 발행액은 48조522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3% 증가했다. 4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675조8000억 원)는 한 달 전보다 5조5000억 원 늘었는데, 여기에 추경까지 집행하려면 국채 3조6000억 원을 추가로 발행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수출마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기업들의 담세 능력이 회복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10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30.8% 감소했다. 이대로라면 지난해 12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수출이 7개월 연속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국은행이 국민계정 기준연도를 2010년에서 2015년으로 변경하면서 수치상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커져 국가채무비율이 자동적으로 낮아지자 정부는 재정지출 확대에 면죄부를 받았다는 기류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지출 확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재정 악화의 속도가 우려스럽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전 조세재정연구원장)는 “기준연도 변경에 따른 재정여력 확충은 장부상의 숫자일 뿐이다. 전년도, 전 정부의 국가채무비율도 다 낮아졌다는 의미여서 중장기적으로 보면 풀 수 있는 재정이 늘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하반기에 법인세나 부가세가 더 들어오면 적자가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 관리재정수지
정부 수입에서 지출을 뺀 뒤 미래를 위해 쌓아두는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 기금 흑자액까지 제외한 금액. 나라의 실제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가계부 역할을 한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이새샘 기자
#재정 적자#경기 부진#법인세#관리재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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