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히 누리려면 공직 맡을 이유 없어”…격려 속 기강 잡기 나선 文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7일 17시 43분


코멘트

文 "공직기강 해이 우려…대부분 공무원들은 최선 다해"
성과 격려, 기강해이엔 질타...공직사회 분위기 쇄신 시도
공무원들, 성과낸 과정 언급하며 적극 행정에 '한목소리'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적극 행정, 소통·공감 행정,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행정이 정착돼 신뢰받는 공직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새 정부 출범 이후 성과를 냈던 공무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마무리 발언을 통해 “편하게 누리려면 공직을 맡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여러분 같은 훌륭한 공직자들이 계셔서 무척 든든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고민정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성과를 낸 공무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곁들이며 격려 자리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강해이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질타하고, 성과를 낸 부분에 대해선 확실히 격려해 공직사회 전체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한미 정상통화 유출과 관련 각 부처와 공직자들에게 매서운 질책을 내린 바 있다. 집권 3년차에 들어서 잦아진 기강 해이 논란을 직접 바로 잡겠다는 차원으로 볼 수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내일모레 북유럽 3개국 순방을 떠난다. 자료를 보는 등 무척 바쁜 시기임에도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은 여러분이 너무 자랑스럽기 때문이다. 칭찬하고 격려하고 싶었다”며 이번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한미정상 통화 유출 사태를 염두에 둔 듯 “최근 공직사회의 사건, 사고들로 공직자 기강해이 등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개별적 일탈이나 실수가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공무원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그 점을 국민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우리는 국민이 고용주이고 국민 전체에 봉사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이 자리의 여러분들처럼 국민들 입장에 서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공무원이 있어 오늘의 성과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찬에는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승소, 유럽연합(EU) 화이트리스트 등재, 강원도 산불피해 신속대응, 유전자 변형생물체(LMO) 검사 체계 마련, 세계 최초 5G 상용화 달성, ‘씨름’ 유네스코 남북 첫 공동 등재, 해상 표류선박 구조 및 불법 어선 지도 등을 이끌어 낸 공무원 23명이 초청됐다.

참석자들은 성과를 이끈 과정들을 돌이키며 앞으로도 적극 행정을 하며 일하겠다고 한 목소리로 다짐했다.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WTO 분쟁 승소를 이끈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정하늘 과장은 “1심 3년, 상소심 1년 4년간의 싸움이었다. 1심 담당 공무원들이 치열하게 노력해 준 것이 상소심 승소의 밑거름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1심 사실관계에서 WTO 측이 오해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며 “최선의 노력을 했고, 좋은 결과를 보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EU 화이트리스트 등재를 이끈 식품의약품안전처 소속 최희정 사무관은 “EU 화이트리스트 등재는 평가단 실사, 28개국 간의 조율, EU 의사회 승인 등 복잡하고 지난할 수 있는 문제였다”며 “하지만 EU는 우리 정부의 적극적 노력을 높이 평가해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하고, 보도자료 배포 시 시차를 고려하는 등 많은 협조를 해 줬다”고 말했다.

이어 “화이트리스트 등재로 EU뿐 아니라 다른 지역까지 우리 기업 수출이 가능해지는 등 앞으로 세계적으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원도 산불 발생 시 이재민 임시거주 시설 확보에 나선 강원도청 소속 지동준 사무관은 부처와 기관 간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투식량은 원래 전투 때만 지원되는 것일 터인데, 감사하게도 국방부가 3600개의 전투식량을 지원해 주어 저녁식사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했다.

강원도 산불 초기 진화에 노력한 소방청 소속 박정훈 구조대장은 “산불을 눈앞에서 보신 적이 있는가. 굉장히 큰 두려움이 앞선다”며 “하지만 어느 순간 현장에서 대응하고 있는 나를 본다. 이것이 공무원으로서 우리의 사명이자 숙명인 것 같다”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공감을 받았다.

‘씨름’ 유네스코 남북 첫 공동 등재를 위해 노력한 문화재청 소속 박형빈 연구관은 “유네스코 회원국들이 회의석상에서 했던 말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분들은 ‘문화유산을 통해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평화를 만드는 것이 우리 회의의 목적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모범적인 사례로 ‘남북 씨름 공동 등재’를 언급해 주었는데 그것을 들을 때 무척 뿌듯했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들의 금융부담 완화에 노력한 금융위원회 손주형 과장은 “찬 이성, 더운 가슴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고, 사립유치원의 에듀파인 도입을 성공적으로 이끈 교육부 소속 이지은 팀장은 현장과의 소통과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1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인도네시아에 국산 잠수함을 수출하는 데 기여한 방위사업청 이상우 센터장은 잠수함 수출국으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