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에 막혀… 대우조선 인수 첫발부터 삐걱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현대重-산업은행 첫 거제 실사, 금속노조 출입구 막아 진입 무산
현대重 노조 4일부터 부분파업

3일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실사단(왼쪽)이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정문 앞에서 이 회사 노조원들에게 가로막혀 있다. 거제=뉴스1
3일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실사단(왼쪽)이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정문 앞에서 이 회사 노조원들에게 가로막혀 있다. 거제=뉴스1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현대중공업의 첫 현장실사가 대우조선해양 노조 등의 반발로 무산됐다.

현대중공업 KDB산업은행 관계자를 비롯해 약 20명으로 구성된 실사단은 3일 오전 9시 반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각종 설비 현황과 공정 등을 확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금속노조 대우조선해양 지회와 대우조선매각반대범시민대책위원회 회원 등 약 400명이 옥포조선소 정문을 막아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다른 입구 5곳도 봉쇄했다. 신상기 대우조선해양 지회장은 “한 명의 실사단 출입도 허락하지 않겠다. 공권력을 동원해 강제 실사한다면 즉각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물러난 실사단은 오후 1시경 다시 방문했지만 약 15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강영 현대중공업 실사단장은 “노조의 정문 봉쇄는 유감”이라며 “실사는 인수계약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다음 주까지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10개 중대, 약 500명을 정문 주변에 배치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법인 분할을 통해 현대중공업그룹의 중간지주회사로 출범한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본점 소재지를 서울로 두는 안건을 각각 승인했다.

한영석 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 대표이사는 담화문을 통해 “법인 분할 후에도 임직원에게 어떠한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약속한다”면서 “단체협약 승계 등 고용안정 조치도 빠짐없이 지키겠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 측은 노조가 주주총회장으로 예정돼 있던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5일간 점거하면서 기물을 파손하고 영업을 방해해 약 10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기물 파손과 영업방해 혐의 등으로 노조를 고소할 방침이다.

이날 전면 파업한 현대중공업 노조는 4∼7일, 하루 2∼7시간 부분파업을 한다고 밝혔다. 또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다.

거제=강성명 smkang@donga.com / 지민구 / 울산=정재락 기자
#대우조선해양#현장실사 무산#대우조선해양 노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