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번아웃’ 질병분류상 건강요인 기재…“의학적 질병은 아냐”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29일 0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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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진맥진·부정적 감정이 증상…직업 관련돼야 해당

지나친 업무량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른바 ‘번아웃(Burn-out)’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질병분류 목록에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 일부로 기재됐다. 의학적 의미의 ‘질병’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28일(현지시간) WHO가 제공하는 국제질병분류(ICD·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 11차 개정판 웹버전 확인 결과 번아웃 증후군은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 분류 하에 ‘고용 또는 실업 관련 문제’로 기재됐다.

WHO는 당초 번아웃이 처음으로 질병분류목록에 등재됐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이전 버전인 ICD-10에도 번아웃이 기재돼 있었다. 다만 이전 버전에서 번아웃은 ‘생활관리의 어려움과 관련한 문제’ 분류에 속해 있었고, 그 증상 역시 ‘활력이 소진된 상태’로만 설명됐다.

반면 이번 11차 개정판(ICD-11)은 번아웃을 특히 ‘직업 관련 맥락’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다 세분화했다. 업무와 무관한 적응장애, 스트레스와 특히 밀접한 장애, 불안장애 또는 공포 관련 장애, 감정장애는 번아웃 증후군에 속하지 않는 별도 장애로 규정됐다.

구체적으로 번아웃은 “잘 처리되지 않은 만성적 업무 스트레스의 결과로 개념화된 증후군”으로 묘사됐으며, 증상으로는 ▲에너지가 고갈된 느낌 또는 기진맥진한 느낌 ▲직업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 또는 부정적·회의적 감정 ▲직업적 효용 감소 등이 꼽혔다.

AFP에 따르면 WHO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번아웃에 대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직업적 현상”이라고 설명했지만, ‘의학적 상태’는 아니라고 했다. WHO는 “(번아웃의) 정의는 현재 사용되는 연구에 따라 수정됐다”고 부연했다.

WHO는 아울러 ICD 개정을 통해 성전환을 기존 ‘성정체성 장애’ 분류에서 제외했다. 성전환은 대신 ‘성 건강 관련 상태’ 분류 하에 ‘여성 생식기의 해부학적 변화’, ‘남성 생식기의 해부학적 변화’로 기술됐다. 반면 강박적인 성적 행동장애는 정신장애의 일종인 충동장애 목록에 기재됐다.

CBS에 따르면 WHO는 지난 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총회를 통해 지난 이같은 내용의 ICD 개정을 승인했다. 이번 개정안은 오는 2022년 1월부터 시행되며, WHO 회원국들은 개정안에 따른 질병통계 등을 보고해야 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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