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베트남서 식당 위장해 안면인식기술 판매”…외화벌이 창구 의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19일 2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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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피하기 위해 베트남 하노이의 식당을 이용해 안면인식 기술을 외국에 판매함으로써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8일 CNN에 따르면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와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 등 미 싱크탱크 두 곳은 소프트웨어 업체 ‘퓨처테크그룹’이 하노이의 북한 ‘고려식당’과 연계돼 있음을 밝혀냈다.

CNN에 따르면 퓨처테크그룹은 과거 북한 정보당국이 배후임이 밝혀진 말레이시아계 유령기업 ‘글로벌 커뮤니케이션(글로컴)’과 인터넷 주소(IP) 등을 공유하고 있다. 이 회사 홈페이지는 현재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일부 저장된 데이터에 따르면 안면인식 제품 등 여러 소프트웨어를 광고했음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소개된 ‘김종길(Kim Jong Gil)’이라는 인물에 주목했다. 베트남 사업 등록부에 따르면 김종길은 ‘무도 비나(Mudo Vina)’라는 케이터링·요식 업체를 소유한 것으로 돼 있는데 이 업체 주소가 하노이 고려식당과 동일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C4ADS의 북한·중국 전문 분석가 제이슨 아터번은 “김종길은 여러 온라인 사이트에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소개되며 퓨처테크그룹과도 얽혀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두 씽크탱크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행위가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정한 대북제재를 위반했을 가능성에 대해 지적했다고 CNN은 전했다. CNS의 캐머런 트레이너 분석관은 “정보기술 서비스는 유엔 제재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여전히 북한이 핵 개발에 투입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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