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레드 TV를 만드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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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17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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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구미 A3 공장 내에서 조립되고 있는 올레드 TV. (출처-LG전자)
LG전자 구미 A3 공장 내에서 조립되고 있는 올레드 TV. (출처-LG전자)

TV 시장에서 LG 올레드(OLED)의 인지도는 상당히 높다. 가격이 높아서 그렇지, 제품을 구매할 예정인 소비자라면 특유의 화사한 색감과 화질에 한 번은 눈길이 갔을 것이다. 실제로 올레드 TV는 빠르게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기업 IHS 마킷 자료에 의하면 2013년 4,000대에 불과했던 판매량은 2018년에 251만 대 이상을 달성할 정도로 성장했다. 단순 수치로 보면 1,000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약 6년 남짓한 시간이 흐른 현재, LG전자는 올레드 TV를 400만 대 이상 출하하는 업적을 남겼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해외에서도 OLED TV하면 LG 올레드 TV를 떠올릴 정도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OLED TV의 발전도 꾸준히 이뤄냈다. 일반 LCD TV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얇은 두께를 구현한 것도 놀랍지만, 시그니처 올레드 TV W에서는 벽에 붙일 정도로 얇고 가벼워져 한 번 더 충격을 안겨줬다. 올 초에는 돌돌 말리는 시그니처 올레드 TV R(롤러블)까지 선보이며 시장을 이끌어가는 중이다.

이런 올레드 TV가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지난 5월 14일에 있었다. 월 2만 대 이상 생산하는 LG전자 구미 A3 공장을 둘러보게 된 것. 과연 우리가 구매했거나 구매할 올레드 TV는 어떤 과정에서 만들어지고 있을까?

'12초에 1대' OLED TV가 탄생하는 과정

LG OLED TV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공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넓은 실내 공간 안에는 부품을 생산라인으로 옮기기 위한 통로(컨베이어 벨트 같은)가 위아래에 배치되어 있었다. 위로는 부품들이 이동하고, 아래에는 OLED TV를 완성시키는 조립 및 테스트 공정이었다. 일부는 숙련된 기술자가, 일부는 자동화 기기를 활용하는 모습. 이 공정을 최대한 활용해 12초에 1대 꼴로 제품이 만들어진다.

올레드 TV는 정해진 라인을 따라 조립된다. 조립은 사람과 기계가 번갈아 진행된다. (출처-LG전자)
올레드 TV는 정해진 라인을 따라 조립된다. 조립은 사람과 기계가 번갈아 진행된다. (출처-LG전자)

공정은 정말 간단하게 '조립-검사-포장'의 과정을 거친다. 제법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이유는 숙련된 기술자의 노하우와 자동화 기기의 도움도 있지만 OLED 특유의 '단순 설계구조'의 장점도 적지 않다.

실제 OLED TV는 패널과 이를 제어하는 기판(메인보드), 전원 공급장치 등만 존재하면 된다. 일부 장치에 스피커나 벽걸이용 지지대를 추가하는 작업도 있지만 고난이도를 요하는 부분은 아니다. 패널 및 일부 부품은 조립된 형태로 조립 라인에 들어오기 때문에, 실제 작업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게 된 것이다. 12초에 1대 꼴로 완성된다는 이야기는 이런 요소들이 모여서 이뤄낸 결과라 하겠다.

부품 조립이 마무리 되면 이들이 설계도대로 조립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인풋 실적 스캔' 과정으로 넘어간다. 라인 내 마련된 자주검사기가 빠르게 확인 절차를 거친다. 찰나의 순간인데 자주검사기는 TV가 제대로 조립됐는지 여부를 판별한다.

검수는 숙련자가 꼼꼼하게 진행한다. (출처-LG전자)
검수는 숙련자가 꼼꼼하게 진행한다. (출처-LG전자)

판별이 이뤄지면 내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다. 이는 곧 생산 이력으로 기록된다. 내가 구매한 OLED TV가 어디서 어떻게 조립되고 마무리 됐는지 추적 가능하다는 이야기. 개인이 여기까지 알아내기 쉽지 않겠지만 향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내부에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인풋 실적 스캔 과정을 통과했다면 다음은 '하이포트 테스트'가 기다리고 있다. 3개의 카메라가 각각 준비된 화면 내에서 출력되는 색을 인지하고 분석하는 과정이다. 여기가 진짜 중요하다. 한 대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라인(로트)의 생산은 모두 중지되기 때문. 자동화가 이뤄져 있지만 가장 쫄깃한 순간이 이 때가 아닐 수 없다.

포장 후 최종 검수 단계를 거치면 시장에서 만나는 올레드 TV가 된다. (출처-LG전자)
포장 후 최종 검수 단계를 거치면 시장에서 만나는 올레드 TV가 된다. (출처-LG전자)

여기까지 통과했다면 이제 제품을 전달하기 위해 포장하는 과정을 거친다. 여기에서 부가적인 액세서리와 포장재를 활용해 OLED TV를 고정한다. 여기에서 한 번 더 기기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데 이를 '비전검사라 부른다고. 포장 상자 내부를 분석해 제대로 고정이 됐는지 부가 액세서리들은 다 들어갔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그냥 출고되는 것이 아니라, 품질 검사도 철저하게

조립이 끝나고 포장까지 마무리 되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더 험난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포장이 완료된 제품은 생산라인 옆 공간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여기에서는 창고로 이동하기 전에 이뤄지는 최종 품질 검사 과정이다. 신뢰성 시험이라고 불리는데, 포장이 완료된 TV 중 무작위로 제품을 선별해 포장을 다시 뜯고(!) 본격적인 실전 테스트에 돌입한다.

테스트는 48시간 동안 진행되는데 실제 사용 환경과 유사한 상태에 맞춰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여기에서는 모든 기능이 정상 작동하는지(기능시험), 고온에서 잘 버티는지(고온시험), 스피커에서 잡음이 나지 않는지(음질시험)가 포함된다.

신뢰성 시험실에 들어 온 OLED TV는 기본적인 작동 상태를 확인 받는다. 방송 수신이 잘 되는지 영상은 잘 출력이 되는지 등이다. 지난해에는 품질 오류를 스스로 찾아내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람(연구원)이 혹시나 놓칠 수 있는 부분을 보완해준다. 성능 검사는 기존 생산 과정에서 기록된 정보를 대조, 문제가 있다면 돌려보낸다.

포장 후 창고로 이동하기 전 일부 제품을 무작위로 뽑아 최종 품질 검사를 진행한다. (출처-LG전자)
포장 후 창고로 이동하기 전 일부 제품을 무작위로 뽑아 최종 품질 검사를 진행한다. (출처-LG전자)

전 기능 시험실에서는 사용설명서에 있는 모든 기능을 하나하나 실행하며 문제 여부를 판별한다. 무엇보다 업데이트가 이뤄진다면 기능을 전부 새로 시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때 약 2~3일 정도 더 소요된다고 한다. 여기에 40도 고온에서도 동일하게 기능이 작동하는지를 시험(고온 시험)한다. 아무리 실내에서 쓰는 TV라지만 고온에서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새 제품이 출시되면 1주일 가량 40도 가량이 꾸준히 유지되는 고온 실험실에서 품질을 검증한다. 개발 단계에서는 저온 시험을 병행한다고.

온갖 테스트를 거쳐야 우리가 쓰는 OLED TV가 탄생한다

어떤 제품이라도 출고 후 안정적인 작동이 이뤄지려면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LG OLED TV는 여러 단계의 검증 절차를 통해 안정적인 작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문제가 발생한 라인은 정지시켜 처음부터 재검토하거나 포장까지 완료된 제품을 다시 뜯어 다시 테스트하는 과정 등만 봐도 그렇다. 재포장하는데 시간과 비용, 인력 등이 투입되는 큰 작업이기 때문이다.

일반 올레드 TV는 제품을 무작위로 선정해 검사를 진행하지만 초 프리미엄 라인업이라는 시그니처 올레드 TV는 출고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품질을 확인한다. 전수검사 한다는 이야기. 그만큼 소비자는 더 완성도 높은 올레드 TV를 만날 수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강형석 기자 redb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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