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에 눈 맞고도 투혼… 4년 만에 환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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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기 정구 이천시청 이요한… 역전패 위기서 단체전 우승 일궈
“아내-세 살 아들 응원에 더 힘내”

이천시청 이요한이 7일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남자 일반부 단체전 결승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이천시청은 단식과 복식을 모두 이긴 이요한에 힘입어 4년 만에 우승했다. 문경=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이천시청 이요한이 7일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남자 일반부 단체전 결승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이천시청은 단식과 복식을 모두 이긴 이요한에 힘입어 4년 만에 우승했다. 문경=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네트 앞에서 상대 선수의 강한 타구에 오른쪽 눈을 맞은 이천시청 이요한(29)은 고개를 떨어뜨렸다. 심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벤치에 있던 물로 눈가에 묻은 흙을 씻어낸 뒤 다시 코트에 나섰다. 역전패 위기에 몰렸던 이천시청을 살린 이요한의 투혼이었다.

이천시청은 7일 경북 문경국제정구장에서 열린 제97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남자 일반부 단체전(3복식 2복식) 결승에서 단식, 복식을 모두 이긴 이요한을 앞세워 디펜딩 챔피언 달성군청을 3-2로 누르고 4년 만에 다시 우승했다.

이날 이천시청은 2-0으로 앞서다 2-2로 추격을 허용해 흐름을 상대에 뺏겼다. 이때 이요한이 배환성과 짝을 이룬 세 번째 복식에서 4-3<7-3>으로 이겨 3시간 31분의 접전을 승리로 마감했다.

달성군청은 현 한국 정구 남자 대표팀 6명 중 5명을 보유한 강팀이다. 이천시청 이명구 감독은 “지난해 결승에서 패한 달성군청을 맞아 선수들이 똘똘 뭉쳤다”며 “동아일보 대회는 남자부가 신설된 2006년 첫 챔피언에 오른 인연도 있다”고 말했다.

이요한은 경기 후 “결승전인 만큼 후회 없이 하고 싶었다. 강한 바람이 불어 애먹었지만 스트로크가 예리하게 구사됐다”며 “복식에선 3-0으로 앞서다 3-3이 돼 흔들렸지만 다시 집중했다. 아직도 눈이 침침하다”고 말했다.

이요한은 대구가톨릭대 1학년 때인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단식 금메달을 딴 기대주였다. 하지만 대학 2학년 때 팀이 해체되는 아픔을 겪은 뒤 2012년 이천시청에 입단했다. 같은 정구 선수로 국가대표 출신인 한우리와 결혼한 이요한은 “어린이날이 대회랑 겹쳐 미안했다. 오늘 아내와 세 살 된 아들이 응원을 와 더 힘을 냈다”며 웃었다.

제97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혼합복식에서 우승한 창녕군청 김기성과 NH농협은행 문혜경.
제97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혼합복식에서 우승한 창녕군청 김기성과 NH농협은행 문혜경.

일반부 혼합복식 결승에서는 김기성(창녕군청)과 문혜경(NH농협은행)이 김범준(문경시청)-이민선(NH농협은행) 조를 4-2로 꺾고 우승했다. 문혜경은 단체전에 이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문경=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정구#이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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