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사설 따라잡기]우먼파워 세지는 금융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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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최고 권력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독일 총리 자리를 여성이 차지하자 우머노믹스(여성이 주도하는 경제) 시대가 열렸다고 떠들썩했다.

그 무렵 뉴욕 월가(맨해튼 남부에 위치한 금융산업의 중심지)의 상징인 황소상 앞에는 ‘두려움 없는 소녀상(Fearless Girl)’이 등장했다. 127cm의 키에 허리춤에 두 손을 얹고 고개를 치켜든 소녀의 당당한 모습은 백인 남성이 지배하는 월가의 성 불평등을 고발하기 위함이었다. 2017년 3월 세워진 소녀상은 한 달만 전시되고 사라질 운명이었지만 폭발적 인기를 얻으면서 지금도 월가를 지키고 있다.

작은 소녀상이 이끌어낸 성과일까. 지난해 5월 뉴욕증권거래소가 226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한 것을 시작으로 남성 중심적이던 월가에 변화가 일고 있다. 최근 미 최대 은행 JP모건은 역대 최대 규모로 여성 고위급 간부를 승진시켰다. 소비자대출 담당 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여성이 맡았다. 이 두 여성 ㉠리더 중 1명이 2005년부터 JP모건 수장을 맡아 ‘월가 황제’로 군림하는 제이미 다이먼 회장의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한국 금융계도 우먼파워가 세지고 있다. 작년 말 박정림 KB증권 사장이 증권업계 최초의 여성 CEO가 된 데 이어 은행권에서도 여성 임원이 잇따라 배출됐다. 여성 특유의 꼼꼼함과 신중함이 빛을 발하는 리스크 관리와 자산 관리 분야에서 여성 리더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외환위기 전만 해도 금융회사 여직원은 결혼하면 퇴사하는 게 당연시됐지만 2000년대 들어 팀장 부장을 다는 여성이 많아졌고 2013년엔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이 첫 여성 은행장에 올랐다. 모두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을 깬 이들이다.

한국은 미국보다 앞서 여성 은행장, 여성 대통령까지 낸 나라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여풍을 말하기엔 여전히 민망하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매년 조사하는 ‘유리천장지수’에서 한국은 올해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회원국 중 꼴찌였다. 남녀 임금격차가 크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52.9%에 그친 데다 여성 관리자(12.5%), 여성 임원 비율(2.3%)이 낮은 탓이다.

육아휴직을 하고 자녀를 돌보는 ‘라테파파’가 넘쳐나는 스웨덴이 1위이고 미국은 20위다. 여성 리더들이 바꿔갈 금융의 미래가 궁금하다.

동아일보 4월 27일자 정임수 논설위원 칼럼 정리

사설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밑줄 친 ‘㉠리더’는 ‘조직이나 단체 따위에서 전체를 이끌어 가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이와 같은 뜻을 가진 단어를 2문단에서 찾아 써 보세요.

2. 다음 중 본문의 내용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한 보기를 고르세요.

①한국은 유리천장이 없는 편이다.

②남성 중심적이던 월가에 여성 고위급 간부들이 늘어나며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③남녀 임금격차가 작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은 국가야말로 남녀가 평등한 국가다.

김재성 동아이지에듀 기자 kimjs6@donga.com
#우먼파워#금융계#세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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