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3차북미회담 시기 모르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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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엔 “머지않아 열리길 희망”… 비핵화 협상 장기전 염두에 둔듯
“美 경로변경 운운, 위험한 발상”… 北 최선희, 폼페이오 발언 비난

제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한 미국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의 전망이 미묘하게 바뀌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 개최 가능”을 언급했던 과거와 달리 신중하지만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는 기색이 역력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주관한 ‘뉴스메이커 시리즈’ 대담에 출연해 “3차 정상회담이 올해 여름까지 열릴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모른다. 나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지난달 5일 CBS방송 인터뷰를 비롯해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머지않아 3차 회담이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던 것과 사뭇 달랐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양국 정상이 만났을 때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여건을 분명히 조성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근 북한이 미국이 아닌 러시아, 중국과 밀착하면서 미국 측의 실무 협상 요구를 외면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런 식이라면 정상회담 못 한다”는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북-미 협상을 책임지는 국무장관의 이런 태도는 미국이 장기전에 대비하는 것이라는 관측으로 이어지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나쁜 딜’에 합의하지 않았다는 점이 의회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지 않았느냐”며 “짧게는 몇 달, 길게는 연말까지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협상이 실패하면 경로를 변경해야 할 것’이라는 폼페이오 장관의 최근 발언을 비난했다. 최 제1부상은 30일 “(미국이) 이른바 ‘경로 변경’을 운운했다. 이것은 최대의 압박과 경제 봉쇄로도 우리를 어쩔 수 없게 되자 군사적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기어이 우리 제도를 무너뜨려 보려는 어리석고 위험한 발상”이라며 “(경로 변경은) 미국만의 특권이 아니며 마음만 먹으면 우리(북)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벌였던 지난해에도 일부 핵시설에서 활동은 계속됐으며 일부 시설의 활동은 오히려 늘었다고 지적했다. 코르넬 페루처 IAEA 수석조정관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2020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 준비위원회 성명에서 “지난 10년간 북한이 5MW(메가와트) 원자로와 핵연료 재처리시설을 가동하고, 농축시설을 확장했으며, 경수로를 건설한 징후를 관측했다”고 밝혔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런 북한을 비핵화하려면 선제공격으로 북핵을 제거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주간지 뉴요커가 전했다. 이 주간지는 대북 강경파인 그가 여전히 군사적 해결을 원하지만 전쟁에 반대하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이를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한기재 기자
#폼페이오#3차북미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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