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앱에서 알려주는 ‘옷 잘입는 친구의 조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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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기반 앱 스타일쉐어 성공비결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는 “평범한 일반인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실용적인 패션 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원스톱 쇼핑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최훈석 기자 oneday@donga.com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는 “평범한 일반인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실용적인 패션 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원스톱 쇼핑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최훈석 기자 oneday@donga.com
스타일쉐어는 패션, 뷰티와 관련한 다양한 스타일 정보를 공유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 쇼핑 앱이다. 사용자들은 자신만의 패션 코디나 메이크업 노하우를 사진에 담아 스타일쉐어 플랫폼에 올리고, 다른 사용자들이 올린 이미지를 살펴보며 필요한 정보를 찾아간다.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하면 즉시 앱에서 물건을 구매한다.

현재 스타일쉐어는 10대들이 ‘최고로 애정하는 앱(최애앱)’으로 꼽힌다. 실제로 디지털 마케팅 기업 모비데이즈가 2018년 국내 구글플레이 소셜 카테고리 SNS 앱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10대 연령층의 경우 스타일쉐어 비중이 7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3월 말 기준 누적 회원 수는 약 450만 명으로 사용자의 87%가 여성, 91%가 30세 미만인 15∼29세다. 하루 평균 올라오는 게시물은 1만여 개에 달하고 매일 달리는 댓글 수도 5만 개가 넘는다.

처음엔 단순히 사용자들 간 패션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앱이었지만 지금은 패션은 물론이고 뷰티 상품에 이르기까지 마음에 드는 제품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 앱이 됐다. 국내 최대 패션·뷰티 SNS 플랫폼으로 성장한 스타일쉐어에 대해 동아비즈니스리뷰(DBR)가 집중 분석했다. DBR 271호(4월 15일자)에 소개된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 “오늘은 뭘 입지?” 평범한 일상의 질문에서 시작된 창업

스타일쉐어 앱에 올라와 있는 사용자들의 ‘데일리룩(daily look·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편안한 패션 스타일)’. 스타일쉐어 
사용자들은 자신들만의 패션 코디 노하우가 담긴 사진을 자발적으로 찍어 플랫폼에 올린다. 사진 출처 스타일쉐어
스타일쉐어 앱에 올라와 있는 사용자들의 ‘데일리룩(daily look·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편안한 패션 스타일)’. 스타일쉐어 사용자들은 자신들만의 패션 코디 노하우가 담긴 사진을 자발적으로 찍어 플랫폼에 올린다. 사진 출처 스타일쉐어
스타일쉐어 창업자인 윤자영 대표가 ‘평범한 일반인들의 스타일 공유’라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회사를 설립한 건 2011년 6월이다. 당시 20대 대학생이었던 윤 대표는 “원래 사람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건 멋진 몸매를 가진 전문 모델이 아니라 내 옆에 옷 잘 입는 친구가 대체 어디서 쇼핑하는가”라며 “평범한 체형을 가진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패션 정보를 공유하고 쇼핑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며 스타일쉐어는 사용자들이 업로드하는 순서대로 사진을 보여주는 방식 외에 ‘좋아요’와 댓글 개수를 종합해 인기도에 따라 콘텐츠를 보여주는 알고리즘 개발에 주력했다. 당시 대부분 SNS가 최신 순서로만 게시물을 보여주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차별화된 접근이었다. 이후 스타일쉐어는 △2013년 50만 명 △2014년 100만 명 △2015년 200만 명 등 해마다 두 배씩 사용자 기반을 늘려가며 국내 대표적인 모바일 패션 커뮤니티로 성장해 갔다.

○ 10, 20대 사용자들의 니즈에 최적화된 쇼핑 스토어 오픈

패션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형성에 집중했던 스타일쉐어가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016년 4월이다. 서비스 개시 후 줄곧 스타일피드(게시물 공유 공간) 메뉴만으로 구성돼 있던 앱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스토어(쇼핑 공간)를 공식 오픈했다.

당시 스토어에 입점한 브랜드 수는 약 520개. 특이한 건 이 중 대부분이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빅 브랜드’가 아니라 10, 20대 젊은층에게만 익숙한 국내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였다는 점이다. 스타일쉐어 앱 사용자들의 댓글과 ‘좋아요’ 개수, 검색어 등을 분석해 유저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만 추려 입점 유치에 나선 결과였다. 브랜드 업력이나 규모, 타 쇼핑몰에서의 인기도 등은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스타일쉐어 유저들이 원하느냐 여부를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은 것. ‘허세’보다 ‘실속’을 중시한 의사결정이었던 셈이다.

○ 커뮤니티와 커머스가 맞물려 돌아가는 쇼핑 앱 구현

스타일쉐어는 또한 스토어를 오픈한 지 4개월 뒤 기존에 있던 스타일피드 메뉴에 ‘상품태그’라는 독특한 기능을 도입했다. 사용자가 찍어 올린 이미지에 등장하는 옷이나 가방, 신발 등에 대한 상품 정보(브랜드명, 가격 등)가 사용자 게시물에 꼬리표처럼 달라붙는 것으로, 태그를 클릭하면 앱 내 결제가 가능한 기능이다. 현재 스타일쉐어에서 발생하는 전체 쇼핑 거래액의 과반수가 스토어가 아닌 스타일피드 메뉴에서 일어나는 건 바로 이 상품태그 때문이다. 이는 커뮤니티(community)와 커머스(commerce)가 서로 잘 맞물려 돌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사용자 게시물(커뮤니티)에 상품태그(커머스)가 달리려면 기본적으로 스타일쉐어 사용자들이 스토어에서 제품을 구입해 사진을 올리거나 후기를 써서 공유해야 한다. 이는 자동으로 상품태그가 달리게 만드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 외에 사용자들의 후기 작성을 촉진할 수 있는 보상 시스템 개발 역시 필요하다는 뜻이다. 스타일쉐어는 이 점을 잘 이해했고, 상품태그 도입과 함께 스토어에서 구입한 상품에 대한 게시물을 올리는 사용자에게 적립금을 제공함으로써 후기 작성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유도했다.

○ 100명 중 19명이 물건 구매하는 쇼핑앱으로 성장

회사측이 밝힌 스타일쉐어 사용자들의 구매전환율은 2월 기준 19%에 달한다. 10대들의 취향에 맞는 상품 소싱과 상품태그 기능 도입 등에 힘입은 결과다. 윤 대표는 “대개 일반적인 쇼핑몰의 구매전환율은 1∼5% 수준”이라며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충성도가 높은 유저가 많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높은 구매전환율을 바탕으로 스타일쉐어는 스토어 공식 오픈 1년 만에 누적 거래액 100억 원을 돌파(2017년 4월)했다. 작년 거래액은 700억 원. 작년 3월 GS홈쇼핑으로부터 인수한 에이플러스비의 온라인 쇼핑몰 29CM의 거래액(2018년 500억 원)까지 합치면 무려 1200억 원의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스타일쉐어는 앞으로 정보와 상품·서비스 교환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계속해서 고도화할 방침이다. 작년 11월 사진 속 패션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3초 만에 찾아주는 인공지능(AI) 챗봇 ‘모냥봇’ 서비스를 내놓은 게 대표적이다. 이 밖에 2월 GS 편의점에서 현금 결제를 할 수 있는 길을 여는 등 고객들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진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sns#패션#뷰티#스타일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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