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24년만에 설립허가 취소… 서울교육청 “공익 침해” 최종결정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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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의 협상파트너 지위 잃어… 한유총 “권력 횡포” 행정소송 방침

이른바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 개정안)에 반대하며 지난달 개학 연기 투쟁을 벌였던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사단법인으로서 법적 지위를 잃고 청산 절차를 밟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22일 한유총의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또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 담당 직원을 보내 이런 결정을 통지했다. 이에 따라 한유총은 사단법인으로 허가받은 1995년 이후 유지했던 ‘국내 최대 사립유치원 단체’라는 대표성을 잃게 됐다. 앞으로 교육당국의 협상 파트너가 될 수도 없다.

민법 제38조에 따르면 법인이 정관상 목적 외 사업을 수행했거나 설립허가 조건을 위반한 경우, 또는 기타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했을 때 주무관청은 설립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시교육청은 수년간 반복해 온 집단 휴·폐원 추진과 이번 개학 연기 투쟁 등이 공익을 해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또 집단 휴·폐원을 추진하면서 궐기대회 등 집단행위를 벌인 것은 ‘정관상 목적 외 사업 수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부모 불안감을 해소하고 유아 교육의 안정 등을 확보하기 위해 설립허가 취소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한유총은 통보를 받은 직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사단법인 설립허가 취소 처분은 민간을 향한 국가권력의 부당한 횡포”라며 “개학 연기 투쟁은 ‘준법투쟁’이었다”고 강조했다. 궐기대회 등 집단행위를 ‘목적 외 사업 수행’으로 판단한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결사의 자유를 부정하는 초법적 권력남용”이라고 비판했다. 한유총은 이르면 이번 주 서울행정법원에 설립허가 취소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낸 뒤 행정소송도 제기할 방침이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한유총#유치원 3법#사단법인 설립허가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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