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폭스콘 창립자 궈타이밍 “총통직 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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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당서 명예당원증 수여받아 대만국기 새긴 모자 쓰고 연설
“꿈에 도교의 바다 수호신 나타나 젊은이들 위해 나설때라 일러줘”


대만의 전자기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인 폭스콘 창립자 궈타이밍(郭台銘) 회장(69·사진)이 “대만 총통직에 도전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중국어 명칭이 훙하이(鴻海)정밀공업인 폭스콘은 아이폰 등 애플 주요 제품의 부품을 조립해 생산하는 회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대만 일간 롄허(聯合)보는 “17일 오후 중국국민당(국민당) 당사를 방문해 명예당원증을 수여받은 궈 회장이 내년 1월 대선을 위한 당내 경선에 도전할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대만의 트럼프’로 불리는 궈 회장의 출사표는 곧바로 큰 호응을 얻었다. 궈 회장은 이날 미국 국기 문양이 새겨진 모자를 즐겨 쓰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처럼 대만 국기 문양을 새긴 모자를 쓰고 공식석상에 나타났다.

궈 회장은 이날 대선 출마 선언에 앞서 유명 도교 사원인 츠후이궁(慈惠宮)과 우성궁(武聖宮)을 차례로 방문한 뒤 “마쭈(馬祖·도교의 바다 수호신)가 꿈에 나타나 ‘대만의 젊은이들을 위해 나서서 일할 때가 됐다’고 일러줬다”고 말했다.

세계적 명성을 가진 기업가인 궈 회장이 대권 도전을 천명하면서 총통직을 겨냥한 대만 정치권의 힘겨루기 양상은 한층 복잡해졌다. 최근까지 대만에서는 여당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라이칭더(賴淸德) 전 행정원장, 국민당의 한궈위(韓國瑜) 가오슝 시장, 무소속인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 시장이 여론조사에서 4파전을 벌여 왔다.

지난해 말 대만 TVBS방송의 ‘정치인 신망도 조사’에서 62%를 얻어 1위를 차지한 한 시장은 아직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체류 중인 한 시장은 “궈 회장이 심사숙고한 결과가 기대된다. 나는 아직 대선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대만 NEXT TV는 “궈 회장의 출마를 가정하고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현 집권당인 민진당 후보로 차이 총통, 라이 전 원장 중 누가 후보로 나오든 상관없이 궈 회장이 승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민당 경선 지지율 조사에서는 한 시장(25.4%)이 궈 회장(22.9%)을 앞섰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대만 폭스콘#궈타이밍 회장#대선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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