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이미선 19일 임명… 野 “국회 무시한 폭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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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보고서 18일까지 송부 재요청… 靑 “채택 안해도 19일 인사 가능”
15명째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 예고… 野 강력 반발, 국회 공전 길어질 듯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국회 인사청문결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이미선,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틀 뒤인 18일까지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면 19일 두 후보자를 임명할 계획이다. 이 경우 현 정부 들어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인사는 15명으로 늘어난다. 앞서 문 대통령은 8일에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 바 있다.

청와대의 연이은 임명 강행 방침에 야당은 “청와대가 국회 위에서 군림하겠다는 선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청와대의 ‘마이웨이’에 대한 야당의 반발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국회의 공전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은 16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18일까지 (두 후보자의) 청문보고서가 오지 않으면 19일에 대통령이 인사를 재가하고 발령할 수 있으며, 이 경우 19일부터 임기가 시작된다”고 밝혔다. 여야가 청문보고서 채택에 합의하지 못해도 두 후보자를 임명하겠다는 최종 통보인 셈이다. 16일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떠난 문 대통령은 19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전자결재로 두 후보자의 임명을 재가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최근 보름 사이 4명의 장관, 헌법재판관 후보자들의 임명을 밀어붙이자 야당은 문 대통령을 강하게 성토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에 대한 ‘청와대발(發) 항복 요구서’”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홍철호 의원은 지방법원 부장판사도 주식 매각·백지신탁 대상 공직자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일명 ‘이미선 방지법’)을 발의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출국 전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에게 “국회에서 최저 임금 결정 구조 개편과 탄력 근로제 개선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 합의가 어려우면 여야정협의체를 가동해 쟁점 사안을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대한 야당의 반발로 국회가 파행을 겪고 있는데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법안 통과를 요청한 것.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 인사라인의 책임을 묻기 위한 여야정협의체라면 찬성하겠다”라며 문 대통령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야당의 요구는 묵살하면서 정작 법안은 처리해 달라는 것은 지나친 폭주”라고 성토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장관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인사청문결과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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