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돌고래 “제주서 계속 살게됐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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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전문가들, 나이 등 고려… 기존 위탁시설에 그대로 두기로

서울대공원 마지막 돌고래 ‘태지’(19·수컷·큰돌고래·사진)가 현재 머물고 있는 제주 퍼시픽랜드에서 살게 됐다. 그동안 태지의 거처를 두고 서울대공원, 퍼시픽랜드, 동물보호단체, 전문가 집단 등이 논의해 왔다.

서울대공원은 16일 오전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민간 수족관인 퍼시픽랜드와 ‘동물 기증 및 관리 합의서’ 서명식을 갖고 태지를 퍼시픽랜드에 평생 기증하기로 했다.

큰돌고래 평균수명이 25세인 것을 감안할 때 현재 있는 곳에 남는 게 최선이라는 데 양측이 합의한 것이다. 이날 서명식은 ‘태지 관리방안 협의체’의 일원인 ‘동물권 행동 카라’를 비롯한 6개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김병엽 교수가 지켜봤다.

이번 합의는 태지가 고난도 수중공연은 하지 않으며 ‘관객과 사진 찍기’ 같은 사람과의 직접 접촉도 하지 않는 기존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 해외 바다쉼터로 옮기자는 사회적 합의가 있으면 퍼시픽랜드 측이 수용하도록 했다.

서울대공원 측은 “돌고래를 위해 서로 다른 의견을 갖고 있던 이들이 토론에 토론을 거쳐 합의를 이뤘다”며 “기증 후에도 협의체를 통해 태지를 돌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태지는 2017년 6월 다른 돌고래가 바다로 떠나고 홀로 남은 데다 그동안 머물던 서울대공원 해양관이 보수공사를 앞둬 퍼시픽랜드에서 6개월간 위탁 관리했다. 지난해 12월 계약 기간이 끝나자 태지가 어디서 살아야 할지를 놓고 현재 머무는 곳, 바다 방류, 바다쉼터 조성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서울대공원과 동물권 옹호 시민단체, 해양수산부 고래연구센터, 국내외 해양포유류 학자들은 올 들어 5차례 토론회를 열어 논의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서울대공원#돌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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