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기무사, 세월호 유가족 인터넷 구매까지 뒷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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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사찰 지시한 前참모장 기소… 댓글공작 前 靑비서관도 재판 넘겨

옛 국군기무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세월호 유가족의 신상 정보는 물론이고 인터넷 물품 구매 명세와 입당 여부, 과거 발언, 정치 성향까지 뒷조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성훈)는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사찰을 지시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을 조성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지모 전 기무사 참모장을 15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지 전 참모장은 정보융합실장(대령) 시절인 2014년 4∼7월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등과 공모해 부대원들에게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과 공모해 2016년 8∼11월 부대원들에게 예비역 장성 및 단체들에 사드 배치 찬성, 대통령 탄핵 반대 등 여론 조성 활동을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투신해 숨져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으며, 외국에 체류 중인 조 전 사령관은 기소 중지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7월∼2013년 2월 대통령홍보수석실 산하 뉴미디어비서관을 지낸 김모, 이모 씨도 기소 대상에 포함됐다. 김 전 비서관 등이 기무사 댓글 공작 조직인 이른바 ‘스파르타팀’의 온라인 여론조작 활동을 지시하고, 보고받았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한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등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서울 광화문 기억공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정부 관계자 13명과 기관 5곳의 실명을 공개하며 수사기관의 재수사를 촉구했다. 정부 관계자 명단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현 자유한국당 대표),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이 포함됐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성희 기자
#기무사#세월호 유가족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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