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어지는 北-美 사이 ‘제3의 딜’ 찾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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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12일 새벽 트럼프와 회담
방미 전날 폼페이오 “김정은 폭군”… 金 “자력갱생 분투” 신경전 고조
비핵화 절충안 도출 쉽지 않을듯

北-美 대화 불씨 살리려 방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 기조를 재확인한 가운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9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왼 주먹을 불끈 쥐며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다. 10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굿 이너프 딜’로 북핵 대화 프로세스를 다시 
가동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워싱턴=AP 뉴시스·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노동신문
北-美 대화 불씨 살리려 방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 기조를 재확인한 가운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9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왼 주먹을 불끈 쥐며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다. 10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굿 이너프 딜’로 북핵 대화 프로세스를 다시 가동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워싱턴=AP 뉴시스·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노동신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폭군(tyrant)’으로 규정하면서 북한이 ‘빅딜’에 합의할 때까지 대북제재를 통한 최대 압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 위원장은 ‘긴장된 정세’를 언급하며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비핵화 협상을 재가동하려고 10일 워싱턴으로 출국한 가운데, 북-미가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면서 이번 ‘원 포인트’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에게 취임 후 가장 짧으면서도 어려운 회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9일(현지 시간) 미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폭군이라는 표현이 김 위원장에게 적용되는 것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과의 협상 중에도 최대 경제적 압박은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다”면서 대북 협상의 목표로 “완전하게 검증 가능한 한반도의 비핵화(FFVD)와 더 큰 평화, 재래식 무기의 위험 감소”라고 답했다. 빅딜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며 “긴장된 정세에 대처해 간부들이 고도의 책임성과 창발성,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혁명 정신을 높이 발휘해 우리 당의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철저히 관철하라”고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제재 고삐를 죄자 보란 듯이 자력갱생을 앞세우며 미국에 양보할 의사가 없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 이 통신은 “새로운 투쟁 방향과 방도들을 토의·결정하기 위한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10일 소집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남북,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미국으로 떠난 문 대통령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단독회담에는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도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이례적인 부부회담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는 취지지만 두 정상이 북핵 해법에 대한 내밀한 대화를 나누기는 어려운 형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북한에 대한 워싱턴 조야의 불신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미국으로부터 절충안을 끌어내기가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폼페이오 장관은 하노이 합의 결렬 후 지난달 중순 미국을 찾은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면담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긴밀한 공조를 보였던 한미 ‘정보라인’에도 구멍이 생긴 것 아니냐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어떤 구상을 공개하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며 “미국도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북-미 대화 재개의 계기로 삼으려는 뜻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 / 워싱턴=한상준 기자·이정은 특파원
#문재인 대통령#북미정상회담#북한#자력갱생#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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