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유리 피라미드 속엔 소년왕 투탕카멘의 숨결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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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개관 이집트 대박물관 가보니

막바지 공사 한창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짓고 있는 ‘이집트 대박물관’ 건설 현장은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대박물관은 부지 면적만 총 49만 ㎡로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16만2550㎡)보다 훨씬 넓다. 이집트 대박물관 홈페이지
막바지 공사 한창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짓고 있는 ‘이집트 대박물관’ 건설 현장은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대박물관은 부지 면적만 총 49만 ㎡로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16만2550㎡)보다 훨씬 넓다. 이집트 대박물관 홈페이지
7일 오전 이집트 카이로 인근 기자지역 ‘이집트 대박물관’ 신축 현장. 삼각형 모양의 유리가 촘촘히 이어진 입구는 커다란 피라미드와 같았다. 안에 들어가니 마치 피라미드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천장, 벽 등이 유리라서 실내에 햇볕이 가득했고 내부는 밝았다.

‘소년 파라오’로 유명한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 등 고대 유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이집트 대박물관 공사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이집트 고대유물부에 따르면 현재 공정은 약 90%로 내년에 개관할 예정이다. 박물관은 2002년 착공해 2009년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10억 달러(약 1조1380억 원)에 달하는 건설비용 조달과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불안해진 정치적 환경 등으로 개관 일정이 미뤄졌다. 고대유물부 관계자는 기자에게 수차례나 “더 이상 일정 연기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문을 통과하자 ‘이집트 정복왕’ 람세스 2세의 석상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그는 고대 이집트 제19왕조 당시인 기원전 13세기에 60년 이상 통치하며 가장 강력한 왕권을 거머쥐었던 인물이다. 높이 12m, 무게 80t에 달하는 거대한 석상은 중압감을 안겨줄 정도였다.

관람은 경사가 완만한 산을 오르며 주변을 보는 듯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일직선으로 낮고 길게 뻗은 건물 중앙에는 길이 약 65m의 계단이 이어졌다. 계단 위에도 연대기 순으로 유물 87점이 전시된다. 전시장을 모두 돌아 계단 끝에 도달했을 때 유리 외벽 너머로 쿠푸왕 대(大)피라미드 등 3대 피라미드가 그림처럼 눈에 들어왔다. 박물관과 피라미드 사이의 거리는 2km에 불과해 박물관에서 피라미드를 직접 볼 수 있다.

고대유물부는 2016년부터 카이로 이집트 국립박물관 소장 유물을 대박물관으로 옮기고 있다. 현재까지 4만6000여 점을 가져왔고 개관 전까지 6만여 점을 더 이전한다. 1902년 설립된 이집트 국립박물관은 건물이 낡고 좁아 고대 유물을 일반에 제대로 공개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1922년 발굴된 투탕카멘 부장품 등은 5000점이 넘었지만 대부분 창고에 방치돼 있다. 또 냉방시설이 없어 매우 더웠고 휴식 공간도 부족해 지친 관람객들이 유물에 걸터앉아 쉬어야 했을 정도다. 고대유물부는 신축 대박물관에 7000m² 규모의 투탕카멘 전시실을 따로 마련해 침대, 소장품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
#이집트 대박물관#투탕카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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