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처럼 한번에 많이 먹으면 위장-혈관에 부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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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투 건강 핫클릭]과식과 건강
먹방 유튜버들, 건강 괜찮을까

요즘 유튜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는 이른바 ‘먹방’(먹는 방송)이다. 많은 사람이 먹방을 제작하는 유튜버, 일명 ‘먹방러’를 보면서 ‘저렇게 먹고 건강은 괜찮나’란 생각을 하게 된다. 기자는 충북대병원 소화기내과 한정호 교수와 함께 먹방으로 유명한 에드머 씨를 톡투 건강에 초대해 ‘과식과 건강’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에드머 씨는 “먹방을 따라하다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공익적 차원에서 먹방과 건강을 이야기하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프로 먹방러인 에드머 씨(왼쪽)가 충북대병원 소화기내과 한정호 교수와 함께 먹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동영상 캡처
프로 먹방러인 에드머 씨(왼쪽)가 충북대병원 소화기내과 한정호 교수와 함께 먹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동영상 캡처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이 기자)=먹방 하는 사람들을 보면 10인분, 20인분을 먹는다. 실제로 그렇게 많이 먹나.

▽에드머=3인분 정도 먹지만 먹는 양을 조금씩 늘려나가면 충분히 10인분 이상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위가 그만큼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물론 먹기 힘든 무리한 양을 설정한 경우 중간에 포기한다. 나는 즐겁게 먹는 엔터테인먼트형 먹방을 한다. 많이 먹을 때는 햄버거 7인분까지 먹어봤다.

▽한정호 교수(한 교수)=사람의 위는 보통 2L 정도는 늘어난다. 정말 최대한 위를 풍선처럼 부풀리면 4L도 가능하다. 10인분 이상 먹는 먹방러는 선천적으로 위가 크거나 아니면 무리한 노력으로 위를 계속 팽창시키는 훈련을 한 경우다. 일반인들이 준비 없이 먹는다면 복통 때문에 응급실에 실려 오거나 배가 아파서 구토를 할 것이다.

▽이 기자=건강이 걱정된다. 평소 건강이나 체중 관리를 어떻게 하나.

▽에드머=먹방을 하고 나면 운동을 2시간 이상 한다. 먹는 양만큼 소모하는 것이다. 하루 종일 방송하다 보면 살찌는 게 느껴진다. 더욱 운동에 신경을 쓰고 있다.

▽한 교수=혈액검사나 소변검사 같은 건 해봤나?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면 콩팥, 심장, 혈관 등에 부담을 줘 혈압이 오른다거나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등이 생길 수 있다.

▽에드머=얼마 전에 피검사를 했었는데, 간 수치나 이런 건 다 정상이었다. 다만 역류성 식도염으로 고생은 하고 있다. 아침에 속이 쓰린 증상이 자주 있다.

▽한 교수
=아무래도 과식으로 위에 음식물이 많이 쌓이다 보면 역류성 식도염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많이 먹으면 위가 포만감을 느끼는 것이 일반인과 다를 것 같다.

▽에드머=평소에도 2, 3인분 이상 먹어야 포만감이 느껴진다. 자기 전에 먹방을 하면 밤새 위가 늘어나 있다 보니 그 다음 날 아침 유독 배가 고프다.

▽한 교수=먹방을 하다 보면 몰래 토하는 경우도 있지 않나. 위가 가득 차면 아무래도 위가 거북하고 장운동이 안 되면서 토하는 경우가 생긴다.

▽에드머=실제로 토한 적이 있다. 당시엔 택배 왔다고 하고 화장실에서 토했다. 물론 나중에 시청자들에게 솔직하게 고백하고 양해를 구했다.

▽이 기자=독자들에게 한 말씀해 달라.

▽에드머=시청자에게 식욕을 돋게 하는 게 저의 일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건강을 너무 해칠 정도로 드시는 것은 자제했으면 한다. 저는 철저하게 건강을 관리하지만, 본인 관리를 하지 않으면서 따라 하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에 걸리기 쉬울 것이다.

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먹방#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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