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에게 “당신은 딜할 준비 안돼 있다” 말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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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과 하노이서 산책 중 지적”… 공화당 의회委 만찬서 직접 밝혀
“金과 좋은관계 유지” 대화지속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당신은 거래(deal)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2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전국공화당의회위원회(NRCC) 만찬 연설에서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 위원장과 산책했다. 그에게 이런 말을 하고 떠난 사람은 내가 처음이며 그에게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3차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합의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행정부에서도 북한과의 대화 불씨를 살리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하루에 서너 번 연쇄 인터뷰를 하며 ‘최대 압박’을 강조했던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열흘이 넘도록 북한에 대한 공식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는 볼턴 보좌관이 지난달 22일 발표된 재무부의 대북제재를 대통령의 명시적 승인 없이 밀어붙였다가 대통령의 화를 부채질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볼턴 보좌관에게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무시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북제재 철회를 지시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트윗이 볼턴 보좌관에게 던진 ‘일종의 공개 경고’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활발한 언론 접촉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재개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국무부 내부 상황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최대의 압박’보다는 ‘최대의 관여’ 쪽에 힘이 실리면서 협상 추진 동력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2017년 중국 국빈방문 때 자신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왕’으로 불렀다는 사실도 추가로 털어놨다. 당시 “시 주석이 ‘나는 왕이 아닌 주석(President)’이라고 답하길래 내가 ‘당신은 평생 주석이니 왕이 맞다’고 했다. 그는 그것을 좋아했다”고 밝혀 청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트럼프#북한#김정은#2차 북미 정상회담#중국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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